2005년 8월 9일에 시행한 국가직 7급 공무원 시험 국어 기출문제입니다.


1.“인격적으로 점잖은 무게”라는 뜻으로 아래 보기의 ( )속에 들어갈 말로 적당한 것은?
나이는 어린데 퍽 ( )이/가 있어 보인다.
① 깜냥
② 드레
③ 엉너리
④ 알심


[해설] ②
① 스스로 일을 헤아림. 또는 헤아릴 수 있는 능력 ② 드레 - 인격적으로 점잖은 무게 ③ 엉너리 -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어벌쩡하게 서두르는 짓.  [참] 엉더리는 ‘엉덩이’의 방언.  ④ 알심 - 은근히 동정하는 마음

2. 보기와 같은 예는?
서울 지하철 ‘선릉역’이 있는데 이 역 이름에 대한 정확한 발음을 아니?
A : 난 [설릉역]이 맞는것 같은데
B : 난 [선능역]이 맞는것 같아..
① 이원론
② 공권력
③ 광한루
④ 의견란


[해설] ③.
표준 발음법 20항, ‘설측음화’에 대한 질문이다.
① 이원론[이:원논], ② 공권력[공…R녁], ④ 의견란[의:견난] 이상은 529쪽 20항 ‘다만’ 규정 ‘/ㄹ/을 [ㄴ]으로 발음한다’에 관련된다. ③ 광한루[광:할루]는 20항 기본 규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설측음화’에 해당한다.

3. 다음 중 맞춤법에 어긋난 것은?
① 일이 잘 되서 기분이 좋았다.
② 내가 도와줄게.
③ 얼마나 울었던지 눈이 퉁퉁 부었다.
④ 어제 보니 영희가 참 예쁘데.

4. 다음 밑줄 친 단어와 같은 뜻은?
宅(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져 쟝사야, 네 황화 긔 무서시라 웨난다, 사쟈.
外骨內肉(외골 내육), 兩目(양목)이 上天(상천), 前行後行(전행 후행), 小(소)아리 八足(팔족) 大(대)아리 二足(이족),
淸醬(청장) 아스슥 하난 동난지이 사오.
쟝사야, 하 거복이 웨지 말고 게젓이라 하렴은. ― <청구영언>
① 荒貨
② 皇后
③ 黃花
④ 王后


[해설] ①.
“여러 사람들이여 동난젓(게젓) 사오.”
“저 장수야, 네 황아(물건) 그 무엇이라 외치느냐, 사자.”
“밖은 단단하고 안은 물렁하며 두 눈은 위로 솟아 하늘을 향하고, 앞뒤로 기는 작은 발 여덟 개, 큰 발 두 개, 푸른 장이 아스슥하는 동난젓 사오.”
“장수야, 너무 거북하게 말하지 말고 게젓이라 하려무나.”
① 황화(荒貨) - ‘황아’를 잘못 알고 쓴 말. 황아 -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일용 잡화. 끈목, 담배쌈지, 바늘, 실 따위를 이른다.

5. 다음 고려속요의 구절풀이가 바르게 된 것은 무엇인가?
① 山 접동새 난 이슷 요이다. : 산에 사는 두견새와 나는 비슷합니다.
② 아으 별해 바룐 빗 다호라 : 아이별에 버린 것과 같구나.
③ 五香 마타샤 웅긔어신 고해 : 오향을 맡으시어 쑥 내미신 고해
④ 므쇠로 한 쇼를 디여다가 : 무쇠로 소 한 마리를 만들어


[해설] ①.
① [SPA국어] 1109쪽 정과정. ② 동동- 벼랑에 버린 빗과 같구나 ③ 처용가 - 오향 맡으시어 우묵하신 코에 ④ 정석가 - 무쇠로 큰 소를 만들어

6. 다음 글에 관한 설명으로 틀린 것은?
① 15세기 국어 표기는 소리나는 대로 적는 표음주의 표기였다.
② 당시엔 모음조화가 철저히 지켜져 왔다.
③ 당시의 표기로 보아 원순모음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구개음화 현상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④ 우리말의 독자성에 대한 인식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나타나있다.


[해설] ③.
③이 틀리는 근거는 [SPA국어] 465쪽 19번 해설 참조. 조선 후기의 특징을 한마디로 줄여 ‘음운의 간이화=원․전․구․두’로 설명했던 점을 고려하세요. 기타 398쪽 도움자료, 406쪽 이어적기․끊어적기, 401쪽 도움자료 참조.

7. 다음의 친족 체계표에서 빈 곳에 들어갈 내용으로 옳지 않은 것은?
고조부모-( ㉠ )-조부모-부모
종조부모-( ㉡ )-재종형제
고모-( ㉢ 고모의 자녀)
자매-( ㉣ 자매의 자녀)
① 증조부모
② 내숙부모
③ 내종형제자매
④ 생질


[해설] ②.
②에는 ‘종조부’와 ‘재종’사이에는 ‘당숙 또는 종숙부’가 들어감. 따라서 ②에는 당숙부모 또는 종숙부모가 들어감.

8. 다음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거리가 먼 것은?
① 산촌생활의 한가로움을 즐기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② 산수구경을 하고 싶은 욕망을 노래하고 있다.
③ 도화(桃花)를 보고 이상향을 생각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④ 풍류를 즐기며 입신양명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해설] ④.
자연에 묻혀 살아가는 현재의 직접 체험을 바탕으로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는 작품이다. ④의 경우 ‘功名(공명)도 날 우고, 富貴(부귀)도 날 우니’는 ‘공명이 나를 꺼려하고, 부귀가 나를 꺼려하니’의 뜻인데, 이는 주객을 전도시켜 표현한 것으로 ‘나는 부귀공명을 추구하지 않으며 산다.’의 뜻이다.

9. 효용론적 관점과 밀접한 이론은?
① 문학 당의정설
② 이데아론
③ 의도의 오류
④ 시인 추방론


10. 다음의 내용과 관련이 깊은 한자성어는?
어미의 부리가
닿는 곳마다
별이 뜬다.
한번에 깨지는 별이 있겠는가?
① 內助之功
② 肝膽相照
③ 多多益善
④ 口卒啄同機


[해설] ④.
줄탁 : 닭이 알을 깔 때, 껍질 속에서 병아리의 우는 소리를 ‘줄(口卒)’,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이 두 가지 일이 동시에 행하여 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두 사람의 대화가 상응하는 일을 나타내기도 한다.
  口卒啄同機 :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선종(禪宗)의 공안 가운데 하나.

11. 한자성어 풀이가 잘못된 것은?
① 姑息之計 - 적을 속이기 위하여 자신의 괴로움을 무릅쓰고 꾸며낸 계책.
② 金蘭之契 - 친구 사이의 매우 두터운 정
③ 刮目相對 - 남의 학식이나 재주가 놀랄 만큼 부쩍 늚을 이르는 말
④ 捲土重來 - 어떤 일에 실패한 뒤에 힘을 가다듬어 다시 일을 착수함.


[해설] ①.
고식지계는 임시방편을 말한다. ①의 풀이에 해당하는 것은 고육지책(苦肉之策).

12. 다음 신문기사 내용과 부합하는 한자성어로 거리가 먼 것은?
남파 간첩, 빨치산 출신의 재소자 세 명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 대한 성토가 온 오프라인에서 이어졌다. 북파공작원 청년동지회 회원들은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해온 그동안의 일에 모욕을 느낀다.” 등등...
① 桑田碧海
② 塞翁之馬
③ 滄桑之變
④ 天旋地轉


[해설] ②.
② ‘새옹지마’는 ‘인간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서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뜻.
① 상전벽해, ③ 창상세계 또는 창상지변, ④ 천선지전 은 모두 ‘세상의 극심한 변천’이란 뜻.

13. 다음 밑줄친 부분을 한자로 바르게 적은 것은?
吾等(오등)은 玆(자)에 아 朝鮮(조선)의 獨立國(독립국)임과 朝鮮人(조선인)의 自主民(자주민)임을 宣言(선언)하노라.
此(차)로써 ㉠세계 만방에 ㉡고하야 人類平等(인류 평등)의 大義(대의)를 克明(극명)하며, 此(차)로써 子孫萬代(자손 만대)에 誥하야 ㉢민족 자존의 ㉣정권을 永有(영유)케 하노라.
① ㉠ - 世界萬方
② ㉡ - 誥
③ ㉢ - 民族自尊
④ ㉣ - 正權


[해설] ④
正權-정당한 권리.  政權-정치상의 권리
① 世界萬方 → 世界萬邦② 誥 → 告
③ 民族自尊 → 民族自存④ 正權

14. 토의문 제시, 사회자의 잘못 고르기
① 제청을 안했으므로 안건으로 상정할 수 없다
② 제안 설명은 이미 했으므로 할 필요 없다


※ 문제가 정상적으로 복원되지 못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15. 다음 두 시의 관계를 논할 때 적용되는 적절한 개념은?
[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섬’

[나] 사람들 사이에 사이가 있었다.
그 사이에 있고 싶었다.
양편에서 돌이 날아 왔다. 박덕규, ‘사이’
① 패스타쉬
② 패러디
③ 인용
④ 모방


[해설] ②.
‘패러디’는 어떤 저명 작가의 시(詩)의 문체나 운율(韻律)을 모방하여 그것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기법을 말하는 것. 수사법 특강에서 엘뤼아르의 ‘자유’와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엮어 읽기로 제시하고 이 두 작품의 관계를 ‘패러디’라는 답으로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와 동일한 문제입니다.

16. 문제가 정상적으로 복원되지 못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17. 문제가 정상적으로 복원되지 못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18. 다음 시의 어조와 가장 유사한 양식을 고른다면?
오적(五賊) - 김지하(金芝河)

시(詩)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
볼기를 맞은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뭐든 자꾸 쓰고 싶어 견딜 수가 없으니, 에라 모르겄다
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맞을 때는 맞더라도
내 별별 이상한 도둑이야길 하나 쓰것다.
옛날도, 먼옛날 상달 초사훗날 백두산아래 나라선 뒷날
배꼽으로 보고 똥구멍으로 듣던 중엔 으뜸 아동방(我東方)이
바야흐로 단군아래 으뜸 으뜸가는 태평 태평 태평성대라
그 무슨 가난이 있겠느냐 도둑이 있겠느냐
포식한 농민은 배터져 죽는 게 일쑤요
비단옷 신물나서 사시장철 벗고 사니
고재봉 제 비록 도둑이라곤 하나
공자님 당년에고 도척이 났고
부정부패 가렴주구 처처에 그득하나
요순시절에도 시흉은 있었으니
아마도 현군양상(賢君良相)인들 세상 버릇 도벽(盜癖)이야
여든까지 차마 어찌할 수 있겠느냐
서울이라 장안 한복판에 다섯 도둑이 모여 살았겄다.
남녘은 똥덩어리 둥둥, 구정물 한강가에 동빙고동 우뚝
북녘은 털빠진 닭똥구멍 민둥 벗은 산 만장아래 성북동 수유동 뾰죽
남북간에 오종종종종 판잣집 다닥다닥
게딱지 다닥 코딱지 다닥 그위에 불쑥
장충동 약수동 솟을 대문 제멋대로 와장창
저 솟고 싶은 대로 솟구쳐 올라 삐까번쩍 으리으리 꽃궁궐에
밤낮으로 풍악이 질펀 떡치는 소리 쿵떡
예가 바로 재벌(재벌)1), 국회의원(국獪의猿)2),
고급공무원(고급功無猿)3), 장성(長猩)4),
장차관(暲차관)5)이라 이름하는, 간뗑이 부어 남산하고 목질기기가
동탁배꼽 같은 천하흉포 오적(五賊)의소굴이렷다.
사람마다 뱃속이 오장육보로 되었으되
이놈들의 배안에는 큰 황소불알 만한 도둑보가 겉붙어 오장칠보,
본시 한 왕초에게 도둑질을 배웠으나 재조는 각각이라
밤낮없이 도둑질만 일삼으니 그 재조 또한 신기(神技)에 이르렀것다.
하루는 다섯놈이 모여
십년전 이맘때 우리 서로 피로써 맹세코 도둑질을 개업한 뒤
날이날로 느느니 기술이요 쌓으느니 황금이라,
황금 십만근을 걸어놓고 그간에 일취월장 묘기(妙技)를
어디 한번 서로 겨룸이 어떠한가
이렇게 뜻을 모아 도(盜)짜 한자 크게 써 걸어놓고 도둑시합을 벌이는데
때는 양춘가절(陽春佳節)이라 날씨는 화창, 바람은 건 듯, 구름은 둥실
지마다 골프채 하나씩 비껴들고 꼰아잡고 행여 질세라
다투어 내달아 비전(泌傳)의 신기(神技)를 자랑해 쌌는다.
① 민요
② 판소리
③ 사설시조
④ 창가


[해설] ②.
김지하의 이 시는 판소리를 현대화한 단형 판소리라 할 수 있다. 인용 부분 중 맨 앞에 잘 드러나 있다.

19. 다음 글의 특징에 대한 서술로 적절한 것은?
성북동으로 이사와서 대엿새 되던 날 밤, 나는 누워서 '여기는 정말 시골이구나.'하는 생각을 하였다. 솔바람 소리, 시냇물 소리 때문이 아니라, 이날 저녁에 본 황수건이라는 사람 때문이다. 서울이라고 못난이가 없을 수는 없지만 그런 못난이는 시골에서 유독 눈에 띄기 마련인데, 우둔하고 천진스러운 모습이 시골의 정취를 돋아 주었던 것이다.
그 날 밤 열시나 되어서 큰 소리로 나를 찾아왔다. 신문 배달을 하는데 사흘 동안이나 찾지 못하다 겨우 오늘 알았다면서 여러 가지 말을 건넨다. 생긴 것이 재미났다. 개를 키우지 않아 좋다고 하면서 공손히 인사하고 나간다.
이튿날 늦게야 배달을 오자 내가 늦은 이유를 물으니, 황수건은 자기가 신문 배달을 하게 된 경위, 그리고 원배달이 아니고 보조 배달인 것, 가족 관계며 이름들, 자기 이름에 얽힌 일들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다. 내가 너무 늦지 않느냐고 하니까 그제서야 마지못해 나간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좋았고, 웃음이 나오고 기분이 거뜬해지는 것이 좋았다. 어떤 날은 아주 쓸데 없는 화제를 꺼내어서 막힌 대화를 뚫어 가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기도 원배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내가 그럴 것 없이 그냥 신문사 사장이 되라고 해 보니, 딴은 그렇겠다고 하면서 거기까지는 바랄 생각을 못하였다고 가슴을 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가 원배달이 되었다고 좋아하며 찾아왔다. 나도 진실로 즐거웠다.
이틀 동안 그는 오지 않았다. 사흘째 되는 날 배달 방울을 흔들며 들어온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다. 너무 반편이라 어디 배달원으로 쓰겠느냐며 자기가 구역을 분할을 받아 배달을 맡았다고 한다. 나는 황수건을 못 만날 것 같아 아쉬워했다. 그리고 세상의 야박함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성북동 사람들은 황수건 말만 해도 웃었고 일화도 여럿 가지고 있었다. 삼산 학교에 급사로 있을 때, 시학관이 학교를 방문한다는 걸 알고는 열심히 일본말을 배워 한 문장만 줄줄 외워 두었다가 시학관이 오는 날 그 말만 되풀이하자 시학관은 처음에는 웃었지만 연거푸 그 말만 하니 그만 화를 내고 말았고, 교실에 있던 선생들이 하도 종이 울리지 않아 그냥 나와 보니, 시학관에게 계속 그 말을 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또 한 선생이 봄날이 되면 색시들이 도망을 잘 간다고 했더니 오십 분 만에 칠 종을 삼십 분, 이십 분 당겨 쳐 버리고 집으로 갔다고도 한다.
황수건을 거의 잊고 있을 때, 황수건이 나타나서 삼산 학교 급사로 다시 가려고 운동을 하는데, 지금 있는 급사가 근력이 세어서 덤벼들기가 두렵다고 한다. 그러면서 천연두 우두를 맞지 말라고도 한다. 그걸 맞으면 근력이 떨어진다고. 내가 삼산 학교 들기만을 바라느냐고 물으니, 돈만 있다면, 학교 앞에 가게를 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삼 원을 주었다.
황수건은 여름 내내 우리 집에 얼씬하지 않았다. 참외는 장마가 들어 밑천만 까먹었고 아내가 달아났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런데 요 며칠 전 황수건이 포도를 들고 나를 찾아왔는데, 곧 이어 누가 따라오더니 황수건의 멱살을 쥐고는 끌고 나갔다. 나는 그가 포도원에서 포도를 훔쳐 온 것임을 직감하였다. 쫓아가서 매를 말리고 포도값을 물어 주고 보니 수건이는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포도를 아끼며 먹었다.
어제 늦게 돌아오는 성북동 밤길은 깁을 깐 듯 했다. 포도원께로 걸어 올라오는데 누가 노래를 부르며 내려오고 있었다. 나는 알은 체를 하려다가 그가 무안해할까 싶어 나무 그늘에 몸을 숨겼다. 그는 달만 쳐다보고 노래의 첫줄만 계속 부르며 걷는다. 전에는 보지 못했는데 담배까지 빨면서, 달밤은 그에게도 유감한 듯하였다.
이태준, ‘달밤’에서
① 이 작품이 발표된 시기에 작가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② 이 작품에서는 전지적인 서술자가 관찰대상인 인물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③ 이 글에서 관찰 대상인 인물은 주위 사람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④ 이 글의 장르는 성격상 '무형식의 형식' 이라는 특징을 지녔다.


[해설] ③.
① 이태준(李泰俊)은 이효석(李孝石), 김유정(金裕貞)과 함께 1930년대 서정적 소설의 대표적 작가이다. 이들의 작품에 보이는 특성은 서사적 과제를 추구하는 의지가 작품의 펼침에서 상당히 약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대신 그들의 작품에는 서사(敍事)의 의미가 인물의 정열적인 행동 못지 않게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융합된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② 1인칭 관찰자 시점
③ 바보스러운 인물이지만 시골의 인정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서정적 분위기로 표현한 작품. 서술자는 주인공을 호의적이며 기분좋게 대하고 있지만 황수건 주변의 사람들은 ‘바보’로 대하고 있다.
④ 이 작품은 소설이다. ④는 수필을 말하는 것이다. (816쪽)

20. 다음 글에 쓰인 서술상 특징이라 할 수 없는 것은?
소속 사단은? 학벌은? 고향은? 군인에 나온 동기는? 공산주의를 어떻게 생각하시오? 미국에 대한 감정은? 그럼...... 동무의 말은 하나도 이치에 당치 않소. 동무는 아직도 계급 의식이 그대로 남아 있소. 출신 계급을 탓하지는 않소. 오해하지 마시오. 그 근성이 나쁘다는 것뿐이오. 다시 한 번 생각할 여유를 주겠소. 한 시간 후, 동무의 답변이 모든 것을 결정지을 거요.
몽롱한 의식 속에 갓 지나간 대화가 오고 간다. 한 시간 후면 모든 것은 끝나는 것이다. 사박사박,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밑에 부서지는 눈, 그리고 따발총구를 등 뒤에 느끼며, 앞장서 가는 인민군 병사를 따라 무너진 초가집 뒷담을 끼고 이 움 속 감방으로 오던 자신이 마음속에 삼삼히 아른거린다. 한 시간 후면 나는 그들에게 끌려 예정대로의 둑길을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몇 마디 주고받은 다음, 대장은 말할 테지. 좋소. 뒤를 돌아보지 말고 똑바로 걸어가시오. 발자국마다 사박, 사박 눈 부서지는 소리가 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놈들은 내 옷이 탐이 나서 홀랑 빨가벗겨서 걷게 할지도 모른다(찢어지기는 하였지만 아직 색깔이 제 빛인 미(美) 전투복이니까......) 나는 빨가벗은 채, 추위에 살이 빨가니 얼어서 흰 둑길을 걸어간다. 수발의 총성, 나는 그대로 털썩 눈 위에 쓰러진다. 이윽고 붉은 피가 하이얀 눈을 호젓이 물들여간다. 그 순간 모든 것은 끝나는 것이다. 놈들은 멋쩍게 총을 다시 거꾸로 둘러메고 본대로 돌아들 간다. 발의 눈을 털고 추위에 손을 비벼가며 방안으로 들어들 갈 테지. 몇 분 후면 그들은 화롯불에 손을 녹이며,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담배들을 말아 피우고 기지개를 할 것이다.  -오상원, 「유예」中
①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인물의 내면을 서술한다.
② '눈'과 '피'의 이미지를 통해 감각적 선명함을 획득한다.
③ 다수의 인물에 화자의 역할을 맡김으로써 이야기가 다각도로 서술된다.
④ 자의식이 강한 주인공을 통해 인간의 실존의식을 두드러지게 형상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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