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2일에 시행한 법원직 9급 공무원 시험 국어 기출문제입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문 3]
 그러한 오봉 선생이 되고 보니, 왜놈들이나 그들의 앞잡이들의 비위에 맞을 리 없었다. 게다가 소위 합방 이후 낙동강 연안 일대의 그 질펀한 갈밭들이 모조리 동척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이내 그들의 논밭이 되어 가는 꼴을 보고는, 당신은 당신대로 더욱 참을 수가 없는 듯이, 툭하면 구두덜거리며 어디론지 핑 떠나기가 일쑤였다. 그러자니 사실 살림이라고는 깍듯이 돌아볼 경황도 생각도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집안 식구들도 자연 그렇게 된 어른에게 기댈 도리가 없어지고 도리어 세상을 등진 듯 새침하게 세월을 보내는 그의 비위나 거스를까 조마조마할 따름이었다.
A 【“우짜다가 화를 내실 때는 꼭 벼락이라도 떨어지는 것 같디이라. 목소리나 비미이(예사로) 큿나! ‘못난 것들!’ 하고 호통을 치실 때는 그저 온 집이 쩌렁쩌렁 울리디이라.”】
할머니는 이런 표현을 하였다. 그러나 그렇게 두려운 반면 자기에게는 이를 수 없이 고마운 시아버님이었다는 말도 잊지는 않았다.
 “야아, 춥다, 어서 방에 들어가거라. 와 부엌 사람들한테 일을 맡기지 않고서…….”
 저녁 일이 늦을 때는 이렇게 나무람 겸 위로를 해 주시더란 것이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가벼운 한숨을 쉬곤 하였다고 한다.
B 【그러나 그렇다고 며느리 가야 댁은 일을 덜하지는 않았다. 그 당시만 해도 웬만한 가문의 부녀자들은 비록 굶는 한이 있더라도 손끝 하나 꼼짝하지 않는 것을 무슨 자랑처럼 여기었지만, 그녀는 타고난 천성이 그러질 못했다. 집안 형편을 따라서 진일 마른일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해내었다. 일을 하는 것을 조금도 부끄럽게 여긴다거나 꺼리지는 않았다. 그래서 일찍 배우지 못한 일이라도 이내 손에 익숙해졌다. 머슴이나 부엌 식구들이 도리어 송구스럽게 여길 정도로 부지런했다. 벌써 그녀는 한다한 양반의 집 맏며느리가 아니라, 흔해 빠진 농사꾼의 마누라처럼 되어 갔다.】
 남편인 명호 양반은 그저 미안스런 눈치만 보였다. 그는 소위 양반의 집 맏아들로서 층층시하에 눌려 살아온 처지라 대소사를 막론하고 어른들의 눈치나 살필 일이지, 이러쿵저러쿵 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사실 그는 부인 가야 댁보다 나이도 두어 살 아래였을 뿐 아니라 이녁 할아버지나 오봉 선생에 비하면, 위인이 그저 순하기만 했지 아직은 무슨 일을 이래라 저래라 할 처지가 못 되었다.
 시아버지 오봉 선생이 멀리 출타를 할 때는 마누라보다 자부인 가야 부인을 꼭 불렀다.
 “야아, 내 옷 좀 챙겨 오너라. 여분이 한 불쯤 더 있었음 좋겠다.”
 애당초 어디로 간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언제 돌아오겠다는 말도, 누가 따르기는커녕, 배웅도 멀리 못 나오게 했다.
 “아부이 잘 다녀오이소.”
 대문 밖에서 그저 이럴라치면
 “오냐, 집 잘 지켜라.”
하고는 돌아도 안 보고 휭 떠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시아버지가 안 계시면 가야 부인이 실제 주인 구실을 하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명호 양반은 아직 글만 읽는 서생인 데다 시할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시어머니는 워낙 눌려서만 살아오던 분이 돼서 매사에 자기의 의견이라고는 내세우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어머니라고 의향을 물으면,
 “내가 머 아나. 니가 알아서 해라.”
 고작 이런 투였다. (중략)
 이런 꼴로 가야 부인의 시댁뿐 아니라 부락 자제들도 아직 신통한 해방 덕을 못 보았다. 첫째, 징용을 끌려간 사람들이 제대로 돌아오질 않았다. 어쩌다가 돌아오는 사람은 거지가 되어 오거나 병신이 되어 왔다. 더구나 ‘여자 정신대’에 나간 처녀들은 한 사람도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하고 기다리는 판이었다. 그래서 부락들은 역시 걱정에 싸여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한편 불행하리라 믿었던 이와모도 참봉의 집은 반대로 활짝 꽃이 피었다. 고등계 경보부로 있었던 맏아들은 해방 직후에 코끝도 안 보이고 어디에 숨어 있느니 어쩌느니 하는 소문만 떠돌더니, 뜻밖에 다시 경찰 간부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고 몇 해 뒤엔 어마어마하게도 국회의원으로 뽑혔다.
 명호 양반은 아버지 오봉 선생을 닮아서 다시 두문불출을 하다시피 구겨지고, 아들 가운데서 제일 똑똑하다고 하던 막내도 결국 반거충이가 되어 어딜 돌아다니기만 했다.
 “애닯기도 하제. 즈그 할배나 징조 할배가 그렇기 훌륭하고 독립운동도 많이 했다는데 .”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들 안타까워했다. 양 접장이 살아 있었더람 뭐라고 할는지 사람들은 이렇게 궁금하게 여겼다. 가야 부인의 머리에 흰 털이 부쩍 늘어난 것도 이 막내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가야 부인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집에 있을 땐 돌아가신 시어머니처럼 천수나 치고, 미륵당에 나가면 미륵불 앞에 앉아서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곧잘 자줏빛 모란꽃잎이 뚝뚝 떨어지곤 하였다.
 “석이 안 왔나?”
C 【가야 부인은 겨우 눈을 또 뜨곤 막내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멀리서 또 포성이 쿵! 울려왔다. 왜 사람들은 싸우지 않음 안 될까? 가야 부인은 무슨 말을 할 듯이 입을 약간 우물하다 만다. 이마에서 잇달아 솟는 땀이 드디어 그녀의 최후를 알리는 것 같았다.】
- 김정한, ‘수라도(修羅道)’

[문 1] 윗글을 감상할 때 작품의 내재적인 면에 주목하여 감상한 것은?
ⓛ 사투리를 사용하여 등장인물에 생생함을 부여하고 있다.
② 두 집안의 흥망성쇠를 대조하여 해방 직후의 사회상을 표현하고 있다.
③ 격동의 역사를 살아온 인물의 생애를 통해 참다운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
④ 주인공의 비극적 죽음을 통해 민족사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정답] ⓛ

[해설] 제시문은 1969년에 발표된 김정한의 소설로, 구한말부터 광복 직후에 이르는 '가야 부인'의 일생을 통하여 ‘허 진사’ 가족의 역사와 한민족 수난의 역사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중편 소설이다.
작품 감상의 관점을 적용하는 문제이다. 내재적 관점이란 작품 자체 속에서 이해하는 비평의 관점으로, 절대주의적 관점, 구조론, 존재론이라고도 한다. 구성상의 특징이나 인물 분석, 사건의 내용 분석, 서술 기법이나 표현상의 특징 등을 언급하면 내재적인 면에 주목하여 감상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사투리 사용의 효과에 대해 말하였으므로 내재적 관점이다. 그러나 ②, ③, ④는 외부적인 요소를 끌어들여 감상한 외재적 관점에 해당되는 진술들이다.

[오답풀이]
② 작품의 배경이 되는 당대 사회상과 결부하고 있으므로, 반영론에 대한 서술이다.
③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중시하고 있으므로, 효용론(효과론, 수용론, 영향론)에 해당된다.
④ 작가 의식에 초점을 둔 서술이므로, 표현론(생산론)에 해당된다.

[문 2] 밑줄 친 ㉠의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 죽음의 공포
② 소망의 좌절
③ 새로운 희망
④ 실연의 아픔



[정답] ②
[해설] 문맥을 보면 자식에 대한 보람과 소망이 무너지고, 민족의 역사가 비극적으로 전개되는 것에 대한 낙망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 3] A~C의 【  】부분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A는 보여주기 방식을 통해 인물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② B는 특정 인물의 삶을 요약적으로 설명하듯이 진술하고 있다.
③ B는 말하기 방식으로 인물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④ C는 사건 전개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서술자를 교체하고 있다.



[정답] ④

[해설] 인물 제시 방법과 서술 방식을 묻는 문제이다. 인물 제시 방법에는 서술자가 인물의 성격이나 정황 등을 직접 말하는 직접적 방법(분석적․설명적․해설적․요약적․편집자적․말하기 방식)과 인물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간접적 방법(극적․묘사적․보여주기 방식)이 있다.
A를 보면 ‘가야 부인’의 말 속에 시아버지의 성격이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B는 ‘가야 부인’의 삶의 태도와 행실을 직접적이고 요약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 ②, ③의 진술은 타당하다. 하지만 3인칭 서술자의 서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④에서 서술자가 교체되었다고 한 것은 적절치 않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4~문 5]
 몇 년 전에 산업계가 중심이 되어 ‘2015 산업발전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여 발표하면서 2015년 국민소득 3만 5,000달러의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정보기술(IT) 등 4대 기술 혁신 사업화, 제조업과 인프라 서비스 산업의 동반 성장 체제 구축, 교육 및 의료 등의 산업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가) 우선은 이공계에 진학하려면 수학 물리학 등 배우기 어렵고 수능 점수도 올리기 힘든 과목을 이수해야 하며, 빠른 과학기술의 진보로 의학이나 법학 등에 비해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대학 졸업만으로는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가 쉽지 않고, 산업현장에 배치될 확률이 높아 문화적 혜택을 누리기 힘들 수 있다. 이 밖에 의료나 금융 분야보다 보수가 적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직업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나)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수 이공계 인재의 확보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미 기업에서는 우수 이공계 출신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경영진은 물론이고 상장 제조기업의 핵심 임원 대다수가 이공계 출신이다. 중국은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 지도자의 대다수가 이공계 출신이다. 이같이 이공계 출신이 국가 사회적으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청년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 이러한 산업계의 바람과 달리 일선 교육현장에선 우수 인재의 이공계 진학 기피, 의약 등 특정 분야의 인재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제조업 중심의 국가 발전 토대가 흔들릴까 걱정된다. 포스텍 수석졸업생이 의대에 편입학하고 지방 의대 입학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서울 명문대 이공계 입학생의 점수보다 높다고 한다. 최근 3년간 주요 국립대 자퇴생의 절반 이상이 이공계 학생이며, 공대 졸업 후 취업 대신 고시촌에 몰리는 현상 등은 산업은 물론이고 국가 장래를 위해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라)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의료, 법률 등 서비스 분야의 면허제도 등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 경쟁을 촉진하여 이들 분야에서 이른바 ‘지대 추구(rent seeking)’ 행위가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이공계 학생들에 대한 병역특례제도를 확대하고 산학 공동연구 참여자에 대한 학자금 및 생활비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이공계 학생들의 취업에 필요한 리더십 및 의사소통 교육, 산업현장 체험학습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마) 국가 차원에서는 의료나 교육 등 서비스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우수 인재가 이들 분야에 진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보건의료산업의 비중(2008년 기준 국내총생산 대비 보건 및 의료 총지출 6.5%)에 비추어 볼 때 현재와 같은 우수 인재의 특정분야 쏠림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와 같은 산업강국에서는 제조업이 전제되지 않은 서비스 산업 육성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산업 제품을 수출해서 먹고사는 나라에서 이들 산업을 이끌어갈 우수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고, 의료 법률 등 서비스 분야만을 키워서는 균형 있는 국가 발전을 지속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청년들이 이공계 진학을 선호할 만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수학 과학 교육의 혁신과 함께 고교 때 인문사회 분야와 이공계를 구분하여 수학 과학 교육을 차별화하는 것이 올바른지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수 이공계 인력이 양성되어 제조업을 튼튼하게 뒷받침할 수 있을 때 제조업은 물론이고 서비스업도 살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

[문 4] 윗글에서 (가)~(마)를 논지 전개에 맞게 바르게 배열한 것은?
ⓛ (다)-(마)-(나)-(가)-(라)
② (다)-(라)-(나)-(가)-(마)
③ (다)-(나)-(가)-(마)-(라)
④ (나)-(가)-(다)-(라)-(마)



[정답] ③

[해설] 문장이나 단락의 논리적 순서를 고려할 때, 우선은 접속어와 지시어의 사용, 문장이나 단락의 내용 연결성 등에 주목하여야 한다.

 도입 문단에서는 ‘2015 산업발전 비전과 전략’을 소개하였고, 마지막 문단에서는 우수한 이공계 인재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방안과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각 문단의 중심 화제는 <(가) 청년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하는 이유, (나) 우수 이공계 인재의 확보의 중요성, (다) 우수 인재의 이공계 진학 기피의 현실, (라) 국가적 차원의 대책의 필요성, (마) 이공계 진학 기피의 문제점>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를 지시어(다-‘이러한’)를 확인한 뒤 논리적 구성 단계에 따라 배치하면, ‘현황(실태)-가치 인식(확인)-원인 분석-문제점-대책(방안)’의 순서가 된다. 따라서 ‘(다)-(나)-(가)-(마)-(라)’의 순서로 배치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자연스럽다.

[문 5] 윗글에 나타난 필자의 견해와 거리가 먼 것은?
ⓛ 의료와 법률 서비스 분야의 진입 장벽이 높아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② 현재의 수학과 과학 교육은 이공계를 기피하는 한 원인이므로 개선해야 한다.
③ 의료, 법학 분야보다 이공계의 지식 습득 사이클이 빠르고 글로벌 경쟁이 심하다.
④ 의료와 법률 서비스 중심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국가발전 토대를 개편해야 한다.



[정답] ④

[해설] 도입 문단을 보면 ‘제조업과 인프라 서비스 산업의 동반 성장 체제 구축’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와 (마)에서도 ‘특정 분야의 인재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균형 있는 국가 발전’을 이루는 데 문제가 있다고 하였다. 이것이 의료와 법률 서비스 중심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국가발전 토대를 개편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므로, ④의 진술은 필자의 견해와 거리가 멀다.

[오답풀이]
ⓛ은 (라), ②는 (가)와 마지막 문단, ③은 (가) 문단을 통해 추리할 수 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6~문 7]
 나는 오늘날의 인류의 문화가 불완전함을 안다. 나라마다 안으로는 정치상, 경제상, 사회상으로 불평등, 불합리가 있고, 밖으로 국제적으로는 나라와 나라의, 민족과 민족의 시기(猜忌), 알력(軋轢), 침략(侵略), 그리고 그 침략에 대한 보복(報復)으로 작고 큰 전쟁이 그칠 사이가 없어서, 많은 생명과 재물을 희생하고도, 좋은 일이 오는 것이 아니라 인심(人心)의 불안(不安)과 도덕(道德)의 타락(墮落)은 갈수록 더하니, 이래 가지고는 전쟁이 끊일 날이 없어, 인류는 마침내 멸망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인류 세계에는 새로운 생활원리(生活原理)의 발견(發見)과 실천(實踐)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담당한 천직이라고 믿는다.
 이러하므로, 우리 민족의 독립이란 결코 삼천 리 삼천만만의 일이 아니라, 진실로 세계 전체의 운명에 관한 일이요,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곧 인류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만일 우리의 오늘날 형편이 초라한 것을 보고 ( ㉡ )을 발하여, 우리가 세우는 나라가 그처럼 위대한 일을 할 것을 의심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모욕(侮辱)하는 일이다. 우리 민족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아니함이 아니나, 그것은 아직 서곡(序曲)이었다. 우리가 주연 배우(主演俳優)로 세계 역사의 무대(舞臺)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다. 삼천만의 우리 민족이 옛날의 그리스 민족이나 로마 민족이 한 일을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武力)으로 정복(征服)하거나 경제력(經濟力)으로 지배(支配)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어느 민족도 일찍이 그러한 일을 한 이가 없었으니 그것은 공상(空想)이라고 하지 마라. 일찍이 아무도 한 자가 없기에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이 큰 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우리 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본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청년 남녀(靑年男女)가 모두 과거의 조그맣고 좁다란 생각을 버리고, 우리 민족의 큰 사명에 눈을 떠서 제 마음을 닦고 제 힘을 기르기로 낙을 삼기를 바란다. 젊은 사람들이 모두 이 정신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힘을 쓸진댄 30년이 못하여 우리 민족은 ( ㉢ )하게 될 것을 나는 확신(確信)하는 바이다.

[문 6] 윗글에서 지은이가 생각하는 ㉠의 의미로 적절한 것은?
ⓛ 사랑과 평화의 문화를 실현하는 일
② 세계에서 제일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일
③ 민주적인 정치 제도의 기틀을 확립하는 일
④ 일제의 침략에 맞서 무력으로 투쟁하는 일



[정답] ⓛ

[해설] 이 글은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 중 ‘민족 국가’의 일부로, 독립의 의의와 우리 민족의 긍지와 임무, 그리고 청년들에 대한 당부 등의 순서로 서술되어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맥과 주장을 살펴봐야 한다. 우선 ㉠의 앞을 보면, ‘인류 세계는 새로운 생활 원리의 발견과 실천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면 ‘새로운 생활 원리’가 무엇인가가 문제이다. 넷째 문단을 보면 필자의 주장이 분명히 드러나 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고 하였다. 따라서 정답은 ⓛ임을 알 수 있다.

[문 7] ㉡과 ㉢에 각각 들어갈 한자 성어로 모두 적절한 것은?
ⓛ ㉡ : 자격지심(自激之心), ㉢ : 사상누각(砂上樓閣)
② ㉡ : 자포자기(自暴自棄), ㉢ : 청출어람(靑出於藍)
③ ㉡ : 자굴지심(自屈之心), ㉢ : 괄목상대(括目相對)
④ ㉡ : 방약무인(傍若無人), ㉢ : 자화자찬(自畵自讚)



[정답] ③

[해설] ㉡의 앞뒤 문맥을 보자. 자신을 스스로 초라하게 생각하고 행위에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고 했으니, 스스로 자기를 굽히는 마음을 뜻하는 ‘자굴지심(自屈之心)’이 어울린다. ㉢ 앞에 보면, 정저지와(井底之蛙)의 사고에서 벗어나 정신 수양과 실력 배양에 힘쓰면 머지않아 크게 발전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학식이나 재주가 부쩍 는 것에 놀란다는 말인 ‘괄목상대(括目相對)’가 문맥에 부합된다.

 [오답풀이]
ⓛ 자격지심(自激之心) : 자기가 한 일에 대하여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
    사상누각(沙上樓閣) :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오래 견디지 못할 일이나 물건.
② 자포자기(自暴自棄) : 절망에 빠져 자신을 스스로 포기하고 돌아보지 아니함.
    청출어람(靑出於藍) :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나음.
④ 방약무인(傍若無人) : 아무 거리낌 없이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태도.
    자화자찬(自畵自讚) : 자기가 한 일을 스스로 자랑함.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8~문 9]
[앞부분의 줄거리]
 ‘나’는 ‘안’이라는 냉소적인 성격의 대학원생을 우연히 만나 포장마차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무의미한 대화를 나눈다. 낯선 사내가 말을 걸어오며 오늘 아내가 죽었다고 하면서 동행을 간청한다. ‘나’와 ‘안’은 승낙하고 같이 술을 마신다. 택시를 타고 가던 세 사람은 소방차를 따라가서 불구경을 하게 된다. 화재가 난 곳에서 사내는 아내의 시체를  판 돈을 불 속에 던지고는 돌아가려는 ‘나’와 ‘안’에게 혼자 있기가 무섭다며 같이 있어 달라고 애원한다.

 우리는 모두 고개를 숙이고 어두운 골목길을 걸어서 거리로 나왔다. 적막한 거리에는 찬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다.
 “몹시 춥군요.”라고 사내는 우리를 염려한다는 음성으로 말했다.
 “추운데요. 빨리 여관으로 갑시다.” 안이 말했다.
 “방을 한 사람씩 따로 잡을까요?” 여관에 들어갔을 때 안이 우리에게 말했다.
 “그게 좋겠지요?”
 “모두 한방에 드는 게 좋겠어요.”라고 나는 아저씨를 생각해서 말했다.
 아저씨는 그저 우리 처분만 바란다는 듯한 태도로, 또는 지금 자기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른다는 태도로 멍하니 서 있었다. ㉠여관에 들어서자 우리는 모든 프로가 끝나 버린 극장에서 나오는 때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고 거북스럽기만 했다. 여관에 비한다면 거리가 우리에게 더 좋았던 셈이었다. 벽으로 나누어진 방들, 그것이 우리가 들어가야 할 곳이었다.
 “모두 같은 방에 들기로 하는 것이 어떻겠어요?” 내가 다시 말했다.
 “난 아주 피곤합니다.” 안이 말했다. “방은 각각 하나씩 차지하고 자기로 하지요.”
 “혼자 있기가 싫습니다.”라고 아저씨가 중얼거렸다.
 “혼자 주무시는 게 편하실 거예요.” 안이 말했다.
 우리는 복도에서 헤어져 사환이 지적해 준, ㉡나란히 붙은 방 세 개에 각각 한 사람씩 들어갔다.
 “화투라도 사다가 놉시다.” 헤어지기 전에 내가 말했지만,
 “난 아주 피곤합니다. 하시고 싶으면 두 분이나 하세요.” 하고 안은 말하고 나서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도 피곤해 죽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나는 아저씨에게 말하고 나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숙박계엔 거짓 이름, 거짓 주소, 거짓 나이, 거짓 직업을 쓰고 나서 사환이 가져다 놓은 자리끼를 마시고 나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나는 꿈도 안 꾸고 잘 잤다.
 다음날 아침 일찍 안이 나를 깨웠다.
 “그 양반 역시 죽어 버렸습니다.” 안이 내 귀에 입을 대고 그렇게 속삭였다.
 “예?” 나는 잠이 깨끗이 깨어 버렸다.
 “방금 그 방에 들어가 보았는데 역시 죽어 버렸습니다.”
 “역시……” 나는 말했다.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까?”
 “아직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선 빨리 도망해 버리는 게 시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이지요?”
 “물론 그렇겠죠.”
 나는 급하게 옷을 주워 입었다. 개미 한 마리가 방바닥을 내 발이 있는 쪽으로 기어오고 있었다. ㉣그 개미가 내 발을 붙잡으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는 얼른 자리를 옮겨 디디었다. 밖의 이른 아침에는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빠른 걸음으로 여관에서 멀어져 갔다.
- 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

[문 8] 이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알맞은 것은?
ⓛ 몽환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② 인물들 간의 대립 구도를 통해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③ 작품 밖의 서술자가 인물의 심리와 태도를 그려내고 있다.
④ 대화와 행동을 통해 인물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정답] ④

[해설] 이 작품은 뚜렷한 가치관을 갖지 못한 도시인들의 심리적 방황과 인간적 연대감의 상실을 다룬 김승옥의 소설이다. 이 글에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문장, 상징적인 사물과 묘사, 대화와 행동을 중심으로 한 인물의 성격과 심리 표현 등이 잘 드러나 있다.

[오답풀이]
ⓛ 꿈이나 환상과 같은 분위기를 배경으로 사건이 전개되고 있지 않다. 일부 상징적인 표현을 활용하지만 사건의 배경은 사실적이다.
② 인물들 간의 대립 구도를 통해서가 아니라, 인물들 간의 대화와 행동, 공간적 배경을 통해 도시적 삶의 파편성과 개인주의 심화, 그리고 소외의식 등의 주제를 드러낸다.
③ 이 작품은 작품 속에 있는 1인칭 화자가 서술자가 되어 인물의 심리와 태도를 그려내고 있다.

[문 9] 윗글의 ㉠~㉣을 현대 사회의 특성과 관련지어 설명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 ㉠은 목표의 부재로 인한 방향 상실을 상징한다.
② ㉡은 개인주의의 표출과 연대 의식의 상실을 드러낸다.
③ ㉢은 개인의 노출을 꺼리는 현대인의 익명성을 드러내고 있다.
④ ㉣은 현대인이 지닌 자아분열과 심리적 불안정성을 상징한다.



[정답] ④

[해설] ㉣에서 소외된 채 쓸쓸히 죽은 사내를 방치한 채 도망치는 ‘나’는 도의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양심을 끝내 거부한다. 따라서 ㉣은 현대인이 지닌 비양심적인 이기성과 책임 회피 의식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문 10] <보기 1>은 인터넷 정책 토론방에 쓴 글이다. <보기 2>의 조건에 맞게 쓴 댓글로 적절한 것은?
< 보 기 1 >
 [논제] : 입학사정관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의견 1] : 입학사정관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이전의 입시 제도는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한 줄 세우기’를 하는 제도였고, 이에 따라 고등학교는 입시 교과목만을 가르치는 입시 학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학생들의 다양한 특기․적성과 인성을 입학 전형 자료로 삼는 ‘여러 줄 세우기’ 방식의 입학사정관제는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므로 입학사정관제에 찬성한다.

 [댓글] :

< 보 기 2 >
 • [의견 1]의 생각 일부를 인정한다.
 • [의견 1]의 다른 문제점을 제기한다.
 • [의견 1]의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다.
ⓛ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등학교 교육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학벌 중심의 사회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입학사정관제는 사교육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해서는 안 된다.

② 입시 위주로 흐르고 있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 공감한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에 적합하도록 고등학교 교육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고, 대학이 내신 성적 우수자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므로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해서는 안 된다.

③ 입학사정관제는 공교육의 변화를 유인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학벌과 결과 지상주의 같은 구조적 문제의 해결 없이 입시 제도의 변화만으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다른 부작용이 생겨날 수 있다. 그러므로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하면서 사회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

④ 대학 입시 제도의 잦은 변화는 학생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 입시 교육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한번 도입된 제도는 약간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시행 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하며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 역시 공교육의 정상화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흔들림 없이 시행되어야 한다.



[정답] ②

[해설] 조건에 맞게 표현하는 문제이다. [의견 1]은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와 의의에 공감하면서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②를 보면,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여러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입학사정관제 실시에 반대한다고 하였다. <보기 2>의 조건에 부합되는 진술이다.

[오답풀이]
ⓛ은 부분 인정을 하지 않았다.
③, ④는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하는 것을 전제하거나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의견 1]의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1~문 12]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임금과 더불어 하늘이 준 직분을 행하는 것이니 재능이 없어서는 안 된다. 하늘이 인재를 내는 것은 본디 한 시대의 쓰임을 위해서이다. 그래서 하늘이 사람을 낼 때는 귀한 집 자식이라고 하여 풍부하게 주고 천한 집 자식이라 하여 인색하게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옛날의 어진 임금은 이런 것을 알고, 인재를 더러 초야(草野)에서도 구하고 더러 항복한 오랑캐 장수 중에서도 뽑았으며, 더러 도둑 중에서도 끌어올리고, 더러 창고지기를 등용키도 했다. 이들은 다 알맞은 자리에 등용되어 재능을 한껏 펼쳤다. 나라가 복을 받고 치적(治積)이 날로 융성케 된 것은 이 방법을 썼기 때문이다.
 중국같이 큰 나라도 인재를 빠뜨릴까 걱정하여 늘 그 일을 생각한다. 잠자리에서도 생각하고 밥 먹을 때에도 탄식(歎息)한다. 어찌하여 숲 속과 연못가에서 살면서 큰 보배를 품고도 팔지 못하는 자가 수두룩하고 영걸 찬 인재가 하급 구실아치 속에 파묻혀서 끝내 그 포부를 펴지 못하는가? 정말 인재를 모두 얻기도 어렵거니와, 모두 거두어 쓰기도 또한 어렵다.
 우리나라는 땅덩이가 좁고 인재가 드물게 나서 예부터 걱정거리였다. 더구나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인재 등용의 길이 더 좁아져서 대대로 명망 있는 집 자식이 아니면 좋은 벼슬자리를 얻지 못하고, 바위 구멍과 띠풀 지붕 밑에 사는 선비는 비록 뛰어난 재주가 있어도 억울하게도 등용되지 못한다. 과거에 합격하지 않으면 높은 지위를 얻지 못하고, 비록 덕이 훌륭해도 과거를 보지 않으면 재상(宰相) 자리에 오르지 못한다.
 하늘은 재주를 고르게 주는데 이것을 명문의 집과 과거(科擧)로써 제한하니 인재가 늘 모자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동서고금에 첩이 낳은 아들의 재주를 쓰지 않는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우리나라만이 천한 어미를 가진 자손이나 두 번 시집 간 자의 자손을 벼슬길에 끼지 못하게 한다.
 조막만 하고 더욱이 양쪽 오랑캐 사이에 끼어 있는 이 나라에서 인재를 제대로 쓰지 못할까 두려워해도 더러 나랏일이 제대로 될지 점칠 수 없는데, 도리어 그 길을 스스로 막고서 “우리나라에는 인재가 없다”라고 탄식한다. 이것은 ㉠남쪽 나라를 치러 가면서 수레를 북쪽으로 내달리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참으로 이웃 나라가 알까 두렵다.
 한낱 여인네가 원한을 품어도 하늘이 마음이 언짢아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리는데, 하물며 원망을 품은 사내와 원한에 찬 홀어미가 나라의 반을 차지하니 화평한 기운을 불러오기는 어려우리라.
 옛날에 어진 인재는 보잘 것 없는 집안에서 많이 나왔었다. 그때에도 지금 우리나라와 같은 법을 썼다면, 범중엄(范仲淹)이 재상 때에 이룬 공업(功業)이 없었을 것이요, 진관(陳瓘)과 반양귀(潘良貴)는 곧은 신하라는 이름을 얻지 못하였을 것이며, 사마양저(司馬穰苴), 위청(衛靑)과 같은 장수와 왕부(王府)의 문장도 끝내 세상에서 쓰이지 못하였을 것이다.
 하늘이 냈는데도 사람이 버리는 것은 하늘을 거스르는 것이다. 하늘을 거스르고도 하늘에 나라를 길이 유지하게 해 달라고 비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자가 하늘의 순리를 받들어 행하면 나라의 명맥(命脈)을 훌륭히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다.
- 허균, ‘유재론(遺才論)’

[문 11] 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거리가 먼 것은?
ⓛ 옛날의 사례를 통해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② 신분차별이라는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
③ 인재등용 문제를 통해 왕권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④ 외국의 성공한 사례를 들어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답] ③

[해설] ③ 인재 등용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차별 없는 인재 등용의 중요성을 역설하였지만, 군주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아니다.

[오답풀이]
ⓛ, ④ : 처음 부분의 ‘옛날의 어진 임금은’과 끝 부분의 중국 사례를 제시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②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인재를 등용하는 데 신분과 출신에 따라 차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의 시정을 촉구하였다.

[문 12] 다음 중 ㉠의 표현과 의미상 연결할 수 있는 한자 성어(漢字成語)는?
ⓛ 자가당착(自家撞着)
② 적반하장(賊反荷杖)
③ 전차복철(前車覆轍)
④ 성동격서(聲東擊西)



[정답] ⓛ

[해설] ㉠은 언행의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가당착(自家撞着)’, ‘이율배반(二律背反)’, ‘모순(矛盾)’ 등이 부합된다.

[오답풀이]
② 적반하장(賊反荷杖) : 잘못한 사람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나무람.
③ 전차복철(前車覆轍) : 앞의 수레가 엎어지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하여 엎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뜻으로, 남의 실패를 거울삼아 자기를 경계함. ‘복거지계(覆車之戒)’와 같은 말.
④ 성동격서(聲東擊西) :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적을 유인하여 이쪽을 공격하는 체하다가 그 반대쪽을 치는 전술을 이르는 말.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3~문 14]

[문 13] (가)~(라)에서 운율을 형성하는 요소 중 공통적인 것은?
ⓛ 4음보의 반복
② 여음구의 반복
③ 음성상징어의 사용
④ 유사한 어구와 문장 구조의 반복



[정답] ④

[해설] (가)는 ‘살어리랏다’, ‘우러라 새여’, ‘가던 새 본다’ 등의 어구 반복과 3음보 율격, 그리고 후렴구 등이 운율감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나)는 ‘~없는 ~이요’의 반복과 4음보 율격, (다)는 ‘강호에 ~이 드니, ~역군은이샷다’의 유사한 문장 구조의 반복과 4음보 율격, (라)는 ‘엇더하료’, ‘고인’ 등의 어휘 반복과 연쇄법, 4음보 율격 등에 의해 운율감이 형성되고 있다. 공통적인 운율 형성의 요소는 ④이다.

[문 14] ㉠~㉣에서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 : 세속적인 근심 걱정을 잊고 살겠다는 달관의 경지를 느낄 수 있다.
② ㉡ : 자연에서도 임금을 잊지 않는 유교적 가치관이 나타나 있다.
③ ㉢ : 자연 속에서 살고 싶은 절실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④ ㉣ : 옛 사람을 따라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정답] ④

[해설] ㉣은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옛 사람을 본받아 학문 수양에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설의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오답풀이]
각각의 구절을 지시적으로 해석해 보아도 맞게 풀이했음을 알 수 있다.
ⓛ ㉠ : 자연 속에서 병 없이 지내는 이 몸이 세속적 근심 없이 늙으리라.
② ㉡ : 이 몸이 자연과 더불어 재미를 붙여 심심치 않게 세월을 보내는 것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다.
③ ㉢ : 하물며 아름다운 경치를 몹시 사랑하고 즐기는 성벽(性癖)을 고쳐 무엇 하겠는가.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5~문 17]
 생명 가치는 너무도 기본적인 것이어서 ‘이념적 가치’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이미 살아가려는 의지, 즉 ‘의지적 가치’의 형태로 모든 생명체들의 본능 속에 깊이 부각되어 있다. 이러한 점은 유정성을 지닌 모든 동물들에게 외형적으로 표출되고 있는데, 특히 인간의 경우에는 이를 명시적으로 의식하고 있으며 이렇게 의식된 내용이 바로 자신의 생명 가치관을 이루는 선천적 기반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분명한 점은 이러한 생명 가치관은 일차적으로 ‘자신의 생명’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자기 삶의 주체가 일차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단위로 하는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인데, 이 점 또한 본능에 깊이 각인( ㉠ )되어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생명에 대한 이러한 소중함의 관념이 자기 자신의 생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고 이러한 사람들의 생명은 설혹 자신의 생명만큼 소중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여전히 매우 중요한 가치로 인정되는 것이다. 이는 어떠한 합리적 사변( ㉡ )에 의해 도달하는 관념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느낌인 것이다. 그러나 느낌만으로 이야기하자면 모든 사람의 생명 가치를 동등한 가치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우며 자기를 중심에 두고 자기 주위의 사람들의 생명 가치에 대한 일정한 차별이 나타나게 된다. 자신에게 자기 부모의 생명이 상대적으로 더 소중하게 느껴짐을 아무도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여 보면 이는 온당한 판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곧 알 수 있다. 우리 모두가 대등하게 태어난 인간이라 할 때 내 생명 또는 내게 가까운 사람의 생명만 소중하고 남의 생명이 덜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할 어떤 이유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사실 모든 사람의 생명은 다 같은 정도로 소중하다는 이 대원칙이 보편적으로 인정되기까지는 오랜 역사적 과정이 소요되었다. 이는 우리의 느낌 속에 부각된 인간 생명 가치의 차별성과 합리적 사고가 말해주는 동등성 사이의 간극( ㉢ )을 좁혀 나가는 과정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를 이겨내려는 의식적 노력이 요구되며 이를 반영하는 사회적 장치가 바로 윤리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특히, 남의 생명의 소중함이 자기 생명의 소중함과 원칙적으로 같다고 하는 것은 이러한 윤리의 바탕에 깔린 기본 윤리가 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를 일러 ‘황금률’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원칙적으로’ 같다고 하는 점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는 이들의 소중함에 대한 상대적 차이를 심정적인 면에서까지 완전히 제거할 방법이 없이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그의 입장에 서면 그가 느끼는 바와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이해’를 지니고 이 이해가 공유되는 바탕 위에 모든 사회의 행위 규범을 마련하는 것이 바로 이 윤리의 기본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의 생명 가치에 대한 이러한 고찰( ㉣ )이 인간이 아닌 여타의 생물이 지닌 생명에까지 확장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동물과 식물, 박테리아의 생명까지를 모두 인간의 생명과 대등한 위치에 놓고 생각할 것인지 혹은 이들의 생명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그리고 낮다면 얼마나 낮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하는 데에 이르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사실 이러한 문제들은 지금까지 윤리학자들의 한가한 이론적 과제로만 치부되어 온 측면이 없지 않았다. 우리에게 인간 사회 안에 발생하는 윤리 문제를 다루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 (가) ]

[문 15] 윗글에서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 모든 생명체는 후천적으로 생명에 대한 의지적 가치를 갖게 된다.
② 나에게 가까운 생명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합리적 판단이다.
③ 모든 사람의 생명 가치가 같다는 생각은 고대부터 보편적으로 인정되었다.
④ 모든 인간의 생명이 동등하다는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답] ④

[해설] 제시문은 생명 가치에 대한 인식을 다룬 글이다. 셋째 문단에서, 인간 생명 가치의 차별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를 이겨내려는 의식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였으므로, ④의 진술은 사실 내용에 부합된다.

[오답풀이]
ⓛ 첫째 문단에서, 모든 생명체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생명에 대한 의지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하였다. ‘후천적으로’가 잘못되었다.
② 둘째 문단에서, 나에게 가까운 생명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온당한 판단이 아니라고 하였다. ‘합리적 판단’이라는 말이 잘못되었다.
③ 셋째 문단을 보면, 모든 사람의 생명은 다 같은 정도로 소중하다는 이 대원칙이 보편적으로 인정되기까지는 오랜 역사적 과정이 소요되었다고 하였다. 따라서 고대부터 보편적으로 인정되었다는 진술은 잘못되었다.

[문 16] 글의 흐름상 [가]에 올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 인간 이외의 생물이 지닌 생명 가치가 현실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유
② 모든 사람이 갖는 천부 인권이 침해받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③ 인간의 생명과 동등하게 생명의 가치를 인정해야 할 생물들을 보호하는 방법
④ 인류의 번영을 위해 인간에게 해가 되는 생명체들을 없애는 방법



[정답] ⓛ

[해설] [가]의 앞 문단 내용을 보면, 인간의 생명 가치에 대한 고찰이 여타의 생물이 지닌 생명에까지 확장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지금까지 윤리학자들의 이론적 과제로만 치부되어 온 측면이 없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역접의 접속어를 바탕으로 생략된 내용을 추리해야 하므로, ‘이론적 과제’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말하는 것이 논리적인 흐름에 부합된다.

[문 17] ㉠~㉣에 들어갈 한자로 알맞지 않은 것은?
ⓛ ㉠ : 刻印
② ㉡ : 事變
③ ㉢ : 間隙
④ ㉣ : 考察



[정답] ②

[해설] 동음 한자어를 염두에 두고 살펴보아도 답을 찾을 수 있다. ㉡은 생각으로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려낸다는 뜻을 지닌 ‘思辨(생각 사, 분별할 변)’이 문맥에 맞다. ‘事變(일 사, 변할 변)’은 천재(天災)나 전쟁과 같은 큰 사건을 뜻하는 말이다.

[오답풀이]
ⓛ ㉠ : 刻印(새길 각, 도장 인), ③ ㉢ : 間隙(사이 간, 틈 극), ④ ㉣ : 考察(상고할 고, 살필 찰) 등은 바르게 표기되었다.


[문 18] 다음 중 띄어쓰기가 바르게 된 문장은?
ⓛ 욕심이 지나쳐 좀더 큰것을 찾다가 이렇게 되어 버렸어.
② 이순신씨, 나는 당신의 학문에 대한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③ 현재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데는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이 요구된다.
④ 김 과장은 너무 아는 체하는 것이 탈이야. 그러니 친구들이 모두 그를 떠나가버렸지.



[정답] ⓛ

[해설] ⓛ 띄어쓰기가 바르게 된 문장이다.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는 규정이 있으므로, ‘좀 더 큰 것’은  ‘좀더 큰것’으로 쓸 수 있다.

[오답풀이]
② ‘이순신씨’ ⇒ ‘이순신 씨’ : 성과 이름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는 띄어 쓴다.
③ ‘기르는데는’ ⇒ ‘기르는 데는’ : 곳(에), 장소(에), 일(에), 것(에), 경우(에)’의 뜻을 나타내는 ‘데’는 의존 명사이므로 관형사형 뒤에서 띄어 쓴다.
④ ‘떠나가버렸지’ ⇒ ‘떠나가 버렸지’ : ‘-아/-어’ 뒤에 연결되는 보조 용언이나, 의존 명사에 ‘-하다’나 ‘-싶다’가 붙어서 된 보조 용언인 경우에는 본용언과 보조 용언을 붙여 쓸 수 있다. 그러나 본용언이 합성 동사인 경우에는 보조 용언은 띄어 쓴다.


[문 19] 다음 중 문장 구성상 호응이 자연스러운 문장은?
ⓛ 길을 다니거나 놀 때에는 차를 조심해야 합니다.
② 수철이의 어릴 때 소박한 꿈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③ 주민들은 보상 거부와 토지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④ 이 열차는 잠시 후 김천역에 도착하여 1분 동안 정차하겠습니다.



[정답] ④

[해설] ④는 주술 호응이나 수식 관계 등에서 자연스럽게 서술된 문장이다.

[오답풀이]

ⓛ 병렬 구문에서 목적어 공유의 부당성이 나타나 있다. ‘길을 다니거나 놀 때에는’은 ‘길을 다닐 때나 길을 놀 때에는’으로 해석된다. 이를 ‘길을 다니거나 길에서 놀 때에는’으로 써야 바른 문장이 된다.

② ‘꿈은 ~되고 싶었다.’가 되어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잘못되었다. ‘~ 꿈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로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③ 병렬 구문에서 서술어 공유의 부당성이 나타나 있다. ‘주민들은 보상 거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로 해석되어 본래 의도에 부합되지 않는다. ‘주민들은 보상을 거부하고 토지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로 고쳐야 바른 문장이 된다.


[문 20] 우리말답지 않은 번역투 표현이 없어 자연스러운 문장은?
ⓛ 부서별 회의를 내일 10시에 갖도록 합시다.
②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동생으로부터 들었다.
③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께서는 축구부 학생들에게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
④ 눈이 너무 나쁜 관계로 라섹 수술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크게 상심하였다.



[정답] ③

[해설] ③ ‘관심을 기울이다’는 번역투라 할 수 있지만, ‘관심을 두다’는 우리말투에 해당된다.

[오답풀이]
ⓛ ‘회의를 갖다’, ② ‘ ~으로부터 듣다’, ④ ‘나쁜 관계로’ 등이 번역투의 표현에 해당된다.


[문 21] 말하는 이와 듣는 이의 지위에 따른 단어의 쓰임이 바른 문장은?
ⓛ 할아버지, 어머니께서 밥 드시래요.
② 참 오랜만이네. 자네 선친께서는 편안하신가?
③ 선생님께서 누추한 우리 집을 몸소 찾아 주셨다.
④ 선생님, 저를 가르치시느라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정답] ③

[해설] ③은 주체 높임이 올바르게 실현되었고 어휘 사용도 적절하다.

[오답풀이]

ⓛ 압존법과 높임말의 사용에서 오류가 나타난다. ‘할아버지, 어머니가 진지 잡수시래요.’가 바르다.

② ‘선친(先親)’은 돌아가신 자기 아버지를 남에게 이르는 말이다. ‘선친’을 ‘부친’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바르다.

④ <표준 화법 해설>(국립국어원, 1992)에 따르면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십시오.’라는 표현이 윗사람에게는 적절하지 않고,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는 쓸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수고하셨습니다.’를 ‘애쓰셨습니다./노고가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 정도로 바꿔 쓰는 것이 적절하다.


[문 22] 다음 중 어법에 맞고 자연스러운 문장은?
ⓛ 국민들의 불만이 밖으로 표출되어 시위가 일어났다.
② 사람들은 생존의 기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노동하는 존재입니다.
③ 장관들의 의견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자는 데 뜻을 모았다.
④ 두발 규정은 학생들의 토론을 거쳐 결정되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답] ②

[해설] ②는 ‘사람들은 ~하기 위해 ~하는 존재입니다.’의 문장 구조로 자연스러우며, 어휘나 조사 사용에도 잘못된 부분이 없으므로 정답에 해당된다.

[오답풀이]
ⓛ 의미 중복에 의한 잉여적 표현이 들어 있다. ‘표출(表出)’은 겉으로 나타낸다는 말이므로, ‘밖으로’와 중복된다. ‘밖으로’를 삭제하는 것이 좋다.
③ 주술 호응이 잘못되었고 의미 중복이 있다. ‘장관들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자는 데 뜻을 모았다.’로 고친다. ‘뜻’ 대신 ‘의견’으로 바꿔도 좋다.
④ ‘결정되어져야’는 이중 피동 형태로 바르지 않다. ‘(‘말했다’의 주어) 두발 규정은 학생들의 토론을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로 쓰는 것이 바르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23~문 24]

[문 23] (가)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임에 대한 영원한 기다림의 의지를 다지고 있어.
② 시적화자의 태도나 감정에 일관된 흐름을 찾기가 어려워.
③ 달을 중심으로 한 풍속에 맞추어 여인의 연정을 노래하고 있어.
④ 자연물과의 대조를 통해 화자의 고독한 처지를 나타내고 있어.



[정답] ⓛ

[해설] (가)는 민요풍의 연가(戀歌)인 고려 속요 ‘동동’이다. 임에 대한 예찬과 연모의 정, 그리고 화자의 외로운 처지를 노래한 작품으로, 영원한 기다림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답풀이]
② 이 작품은 서사와 함께 열두 달로 구성되어 전체가 13연의 월령체로 이루어진 노래로, 시상이 일관된 흐름을 보여 주지 않을 뿐더러 각 연마다 나타나는 주제도 통일되어 있지 않다. 제시문에서도 화자의 정서가 고독, 예찬, 그리움, 기원, 소망 등으로 변화되고 있다.
③ 세시 풍속(2월-연등제, 5월-단오, 6월-유두 등)을 반영하여 화자의 정감을 노래하였다.
④ 정월령에서는 해빙(解氷)되는 자연 현상과 대조하여 화자의 외로움을, 사월령에서는 철새(꾀꼬리)와 오지 않는 임을 대비하여 화자의 그리움을 노래하였다.

[문 24] (나)의 밑줄 친 시어 중, <보기>의 ㉠이 드러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 보 기 1 >
 고전 시가 유형의 하나로서 ‘어부가’는 처사들이 어부를 은일지사의 표상으로 여겨, 스스로를 어부로 자처하며 자신의 심리적 대리인으로 조형되는 가짜 어부, 즉 가어옹(假漁翁)의 생애를 노래한 시로 규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부가’는 전형적인 사대부의 노래이다. 사대부의 문학 전통에 있어서 가어옹을 통한 어부의 형상은 사대부의 유교적 세계 인식과 심미 의식을 탐색할 수 있는 주요 요소이다. 즉 ㉠현실 속에 유교적 이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과 한적한 강호 생활의 동경이라는 양면성이 함께 드러난다.
ⓛ 명리
② 물외
③ 경륜
④ 구세



[정답] ②

[해설] ②의 ‘물외(物外)’는 세상의 바깥, 즉 속세를 벗어난 세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유교적 이념을 실현하는 세속의 현실 세계와 거리가 멀다.
 이 작품은 본래 전 3장, 후 3장으로 구성된 연시조이다. 제시문의 첫째 수에서는 학문과 속세의 명리(名利)를 추구하던 과거의 삶을 반성하고, 현재 자연 속에서 안분지족(安分知足)하고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삶의 만족감과 즐거움을 노래하였다. 둘째 수에서는 자연 속에서 세상의 시비(是非)를 초월하여 한가롭고 여유롭게 지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라의 태평성대를 염원하면서 유교적인 충의 관념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보기에서 언급한 전형적인 <어부가>의 성격을 지닌 시조이다.

[오답풀이]
ⓛ ‘명리(名利)’는 세속적 명예와 부귀영화를 추구하는 출세욕을 가리킨다.
③ ‘경륜(經綸)’은 천하를 다스린다는 의미이다.
④ ‘구세(救世)’ 역시 세상 사람들을 구한다는 말이므로, 현실 속에 유교적 이념을 구현하는 것과 관련된다.


[문 25] 밑줄 친 부분이 <보기>의 ㉠~㉢의 성격을 모두 갖는 것은?
< 보 기 1 >
㉠ 앞말에 특별한 뜻을 더하여 주는 조사는 보조사이다.
㉡ 상대 높임을 나타낸다.
㉢ 어절이나 문장의 끝에 결합한다.
ⓛ 조용히 해 주십시오.
②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③ 죽은 소와 돼지가 불쌍하지요.
④ 이것은 닭이요, 저것은 돼지입니다.



[정답] ③

[해설] ③의 ‘요’가 종결 어미 뒤에 붙어, 청자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므로 정답에 해당된다.

[오답풀이]
ⓛ ‘오’ : 정중한 명령이나 권유를 나타내는 합쇼체의 종결 어미인 ‘십시오’의 일부이다.
② ‘은’ : 어떤 대상이 다른 것과 대조됨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④ ‘요’ : ‘이다’, ‘아니다’의 어간 뒤에 붙어, 어떤 사물이나 사실 따위를 열거할 때 쓰이는 연결 어미이다.



2011년 법원직 9급 전체문제 (1책형) 다운로드
정답 다운로드

댓글 쓰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