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6일에 시행한 국회직 8급 공무원 시험 국어 기출문제입니다.


1. 다음 <보기>의 단어 중 합성어는 모두 몇 개인가?
< 보 기 >
오솔길, 일으키다, 붙잡다, 새해, 풋사랑, 들국화, 접칼, 먹었다, 참기름, 짓누르다, 날짐승, 남자답다, 반짝이다, 책상
① 3개
② 4개
③ 5개
④ 6개
⑤ 7개

1. 답 ④

- 합성어인 단어 -

오솔길 : 폭이 좁은 호젓한 길. ‘사방이 무서울 정도로 고요하고 쓸쓸하다’는 뜻의 형용사 ‘오솔하다’의 어근 ‘오솔’에 명사 ‘길’이 결합한 형태.

붙잡다 : 동사 ‘붙다’와 동사 ‘잡다’가 결합한 형태. 정상적인 결합형태였다면 ‘붙어잡다’가 되어야 하지만 연결어미 ‘-어’가 탈락하여 형성된 비통사적합성어.

새해 : 새로 시작되는 해. ‘처음 생겨난’의 뜻을 지닌 관형사 ‘새’와 명사 ‘해’가 결합한 형태. 일반적으로 관형사는 명사와 띄어 써야 하지만 이와 같이 합성어로 굳어진 단어들도 있다.

접칼 : 동사 ‘접다’의 어근 ‘접-’에 명사 ‘칼’이 결합한 형태. 어미가 생략된 비통사적합성어.

날짐승 : 날다(동사 어간 ‘날-’)+짐승(명사). ‘날다’의 의미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파생어가 아닌 합성어.

책상 : 책(冊)+상(床). 한자끼리 결합한 어휘는 전부 합성어로 본다.

[오답 풀이]
나머지는 모두 파생어이다.
1. 일으키다 : 일어나게 하다. 동사 어간 ‘일-’에 사동접미사 ‘-으키’가 붙은 형태.
2. 풋사랑 : ‘미숙한’의 뜻을 가진 접두사 ‘풋-’이 명사 ‘사랑’에 붙은 형태.
3. 들국화 : ‘야생으로 자라는’의 뜻을 가진 접두사 ‘들-’이 명사 ‘국화’에 붙은 형태.
4. 먹었다 : 동사 ‘먹다’에 과거시제를 나타내는 어미 ‘-었’이 붙은 형태.
5. 참기름 : ‘품질이 우수하다’는 뜻을 가진 접두사 ‘참-’이 명사 ‘기름’에 붙은 형태. 반대말 6. ‘들기름’ 역시 파생어.
7. 짓누르다 : ‘함부로, 마구’의 뜻을 가진 접두사 ‘짓-’이 동사 ‘누르다’에 붙은 형태.
8. 남자답다 : ‘성질이나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뜻하는 접미사 ‘-답다’가 명사 ‘남자’에 붙어서 형용사로 전환된 형태.
9. 반짝이다 :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 ‘-이다’가 부사 ‘반짝’과 결합하여 동사로 바뀐 말.

2. 다음 중 표준어로만 묶인 것은?
① 끄적거리다, 맨날, 접때, 삐친, 맛쩍은
② 두리뭉실하다, 먹거리, 오순도순, 널빤지, 후드득후드득
③ 남사스럽다, 점쟁이, 짜장면, 떠벌이, 핼쑥하다
④ 쌉싸름하다, 뒷꿈치, 개발새발, 뾰두라지, 셋째
⑤ 새초롬하다, 덩굴, 뜨락, 얼레리꼴레리, 소싯적

2. 답 ②

*두리뭉실하다 :
  1) 특별히 모나거나 튀지 않고 둥그스름하다.
  2) 말이나 태도 따위가 확실하거나 분명하지 아니하다. ‘두루뭉술하다’와 복수표준어.

*먹거리 :
사람이 살아가기 위하여 먹는 온갖 것. ‘먹을거리’와 복수표준어.

*오순도순 :
정답게 얘기하거나 의좋게 지내는 모양. ‘오손도손’과 복수표준어.

*널빤지 :
판판하고 넓게 켠 나뭇조각. ‘널판자(널-板子)’와는 복수표준어이지만, ‘널판지’는 표준어가 아님.

*후드득후드득 :
1) 깨 같은 것을 볶을 크게 튀는 소리.
2) 심하게 방정떠는 모양새. ‘후두둑후두둑’은 현재 북한에서만 인정하는 말.

[오답 풀이]
① 끄적거리다(=끄적대다, 끼적거리다, 끼적대다), 맨날(=만날), 접때, 삐친, 멋쩍은(맛쩍은X)

③ 남사스럽다(=남세스럽다, 남우세스럽다), 점쟁이, 짜장면(=자장면), 떠버리(떠벌이X), 핼쑥하다(=해쓱하다)

④ 쌉싸름하다(=쌉싸래하다), 뒤꿈치(뒷꿈치X), 개발새발(=괴발개발), 뾰두라지(=뾰루지), 셋째(세째X)

⑤ 새초롬하다(=새치름하다), 덩굴(=넝쿨), 뜨락(=뜰), 알나리깔나리(얼레리꼴레리X), 소싯적[‘소시(少時)+사이시옷(ㅅ)+적(的)’으로 결합한 말. ‘소시(少時)’와 복수표준어. ‘소시적’으로는 절대 쓰지 아니함.]

3. 다음 밑줄 친 단어 중 고유어인 것은?
① 그녀는 운전면허 시험에 또 떨어져서 창피했다.
② 그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③ 나는 바지 기장을 줄여서 입었다.
냄비에서 물이 끓고 있다.
⑤ 그는 모자를 벗어 가방 속에 넣었다.

3. 답 ③

기장 : [명사] 옷의 길이.
<용례> 외투의 기장 / 바지의 기장

[오답 풀이]
① 창피(猖披 : 미쳐 날뛸 창, 나눌 피) :
체면이 깎이는 일이나 아니꼬운 일을 당했을 때 느끼는 부끄러움. 이 단어는 한자어.

② 담배 :
영어 ‘tobacco’의 포르투갈 표기인 ‘tabaco’가 일본으로 전래되어 ‘타바꼬(タバコ)’가 되었는데, 이 말이 다시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담바(고)’로, 나중에 모음 ‘ㅣ’가 결합하여 지금의 ‘담배’가 되었다.

④ 냄비 :
‘냄비’는 맞춤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남비’가 표준어였다. ‘남비’가 ‘ㅣ’ 모음 역행 동화에 의해 지금의 표준어인 ‘냄비’가 된 것인데, 원래 ‘남비’는 음식을 끓어거나 삶는 데 쓰는 일본식 용기 ‘나베(なべ[nabe, 鍋])’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⑤ 가방 :
‘가죽주머니’를 나타내는 일본어 ‘가반(鞄, かばん)’이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로 들어와서 바뀐 말. ‘가반’은 중국어 ‘夾板(gaban)’이 메이지시대에 일본으로 전해진 말이라고 하기도 하고, 네덜란드어에서 들어온 말로 보기도 한다.

4. 다음 밑줄 친 관용 표현의 쓰임이 적절하지 못한 것은?
깐깐오월이라, 음력 5월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고 사는 일이 힘들었지.
② 그 교수의 이론은 사개가 맞아 모두가 동의하였다.
③ 그는 오랫동안 만나 온 사람이지만 좀처럼 곁을 주지 않았다.
④ 우리 어머니는 손이 걸어서 음식을 항상 많이 하셨다.
⑤ 그는 엉너리를 치며 슬그머니 다가와 앉았다.

4. 답 ①
깐깐오월 :
하지(夏至)가 지나고 나면 해가 길어져서 일하기 지루한 음력 5월을 이르는 말.

[오답 풀이]
② 사개가 맞다 : 말이나 사리의 앞뒤 관계가 빈틈없이 딱 들어맞다
③ 곁을 주다 :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에게 가까이할 수 있도록 속을 터 주다
④ 손이 걸다 : 같은 말로 ‘손(이) 크다’ 1) 씀씀이가 후하고 크다. 2) 수단이 좋고 많다.
⑤ 엉너리를 치다 : 능청스러운 수단을 써서 남의 환심을 사다

5. 다음 중 ㉠~㉤의 독음이 옳지 않은 것은?
① ㉠ : 유희
② ㉡ : 쇄한유민
③ ㉢ : 천발
④ ㉣ : 고구
⑤ ㉤ : 관주

5. 답 ②
소한유민(銷閑遺悶 : 녹일 소, 한가할 한, 남길 유, 깨닫지 못할 민) :
한가한 마음을 녹여서 전혀 깨닫지 못하게 함

[오답 풀이]
① 유희(遊戱 : 놀 유, 놀 희) : 즐겁게 놀면서 장난하는 것

③ 천발(闡發 : 열다 천, 펴다 발) : 드러내어 밝힘

④ 고구(攷究 : 생각할 고, 궁구할 구) : ‘고구(考究 : 생각할 고, 궁구할 구)’의 옛말. 자세히 살펴서 연구함

⑤ 관주(灌注 : 물 댈 관, 물 댈 주) : 물이 흘러들어감. 물을 댐. 의지를 쏟아부음.

6. 다음 중 화자가 복수로 설정된 것은?

6. 답 ⑤
조선후기 사설시조.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중간관리층을 두꺼비로 묘사하여 그보다 더 강자인 백송골에 비해서는 별볼 일 없지만, 약자인 파리에게는 허세를 부린다는 내용. 초장과 중장은 파리를 물고 가는 두꺼비의 모습을 제3자가 관찰하면서 말하고 있다가 종장에서는 두꺼비가 직접 말하고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7. 다음 중 한글 맞춤법 및 표준어 규정에 맞게 쓴 것은?
① 나사가 너무 세게 좨 있어서 풀기 어렵다.
② 수업 시간에 떠들지 말아라.
③ 영희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나서 잠을 잤다.
④ 네 기분은 어떻냐?
⑤ 철수는 지난 시험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7. 답 ①

좨 :
동사 ‘조이다(=죄다)’의 기본형 ‘조이-(죄-)’에 어미 ‘-어’가 결합하여 ‘죄어’가 되고, 다시 이것이 줄어들어 ‘좨’가 된 경우.

[오답 풀이]
② → 떠들지 마라. (명령형 어미 ‘-아(라)’가 결합하는 경우 ‘말아, 말아라’가 아닌 ‘마, 마라’가 된다. “가지 말아.”는 “가지 마.”로, “떠들지 말아라.”는 “떠들지 마라.”로 써야 옳다. 그렇지만 ‘-(으)라’가 결합하는 경우에는 ‘말라’가 된다. “늦게 다니지 말라고 말했다.”의 ‘말라고’는 ‘말-+-(으)라고’의 구조이기 때문에 ‘마라고’가 되지 않는다.)

③ → 그러고 나서 잠을 잤다. (‘그러고’는 ‘그리하고’의 준말)

④ → 네 기분은 어떠냐? (‘어떻다’의 본말은 ‘어떠하다’인데 어미가 결합할 때는 본말에만 결합 가능하다.)

⑤ → 만족스러운 결과

8. 다음 중 문맥상 ㉠~㉤의 뜻풀이로 옳지 않은 것은?
무거운 기분의 침체와 한없이 늘어진 생의 권태는 나가지 않는 나의 발길을 남포(南浦)까지 끌어 왔다.
귀성한 후, 칠팔 개삭간의 불규칙한 생활은 나의 전신을 해면같이 짓두들겨 놓았을 뿐 아니라 나의 혼백까지 ㉡ 두식하였다. 나의 몸을 어디를 두드리든지 알코올과 니코틴의 독취를 내뿜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피로하였었다. 더구나 육칠월 ㉢ 성하를 지내고 겹옷 입을 때가 되어서는 절기가 급변하여 갈수록 몸을 추스리기가 겨워서 동네 산보에도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친구와 이야기하려면 두세 마디째부터는 목침을 찾았다.
그러면서도 무섭게 앙분(昻奮)한 신경만은 잠자리에서도 눈을 뜨고 있었다. 두 홰 세 홰 울 때까지 엎치락뒤치락거리다가 동이 번히 트는 것을 보고 겨우 눈을 붙이는 것이 일주일간이나 넘은 뒤에는 불을 끄고 드러눕지를 못하였다.
그 중에도 나의 머리에 ㉣ 교착하여 불을 끄고 누웠을 때나 조용히 앉았을 때마다 가혹히 나의 신경을 엄습하여 오는 것은 해부된 개구리가 사지에 핀을 박고 칠성판 위에 자빠진 형상이다.
내가 중학교 이년 시대에 박물실험실에서 수염 텁석부리 선생이 청개구리를 해부하여 가지고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장을 차례차례로 끌어내서 자는 아기 누이듯이 ㉤ 주정병에 채운 후에 옹위하고 서서 있는 생도들을 돌아다보며 대발견이나 한 듯이,
“자 여러분, 이래도 아직 살아 있는 것을 보시오.”
하고 뾰족한 바늘 끝으로 여기저기를 콕콕 찌르는 대로 오장을 빼앗긴 개구리는 진저리를 치며 사지에 못 박힌 채 발딱발딱 고민하는 모양이었다.
팔 년이나 된 그 인상이 요사이 새삼스럽게 생각이 나서 아무리 잊어버리려고 애를 써도 아니 되었다. 새파란 메스, 닭의 똥만한 오물오물하는 심장과 폐, 바늘 끝, 조그만 전율…… 차례차례로 생각날 때마다 머리끝이 쭈뼛쭈뼛하고 전신에 냉수를 끼얹는 것 같았다.
― 염상섭, ‘표본실의 청개구리’ ―
① 해면 : 해면동물(海綿動物)
② 두식 : 혼란스럽게 함
③ 성하 : 한여름
④ 교착 : 아주 단단히 달라붙음
⑤ 주정병 : 알코올이 담긴 병

8. 답 ②
두식(蠹蝕 : 좀 두, 좀먹을 식) : 좀먹음.

[오답 풀이]
① 해면(海綿 : 바다 해, 이어질 면) : ‘해면동물’을 달리 이르는 말.

성하(盛夏 : 채울 성, 여름 하) : 한여름.

교착(膠着 : 아교 교, 붙을 착) : 아주 단단히 달라붙음.

⑤ 주정병(酒精甁 : 술 주, 찧은 쌀 정, 항아리 병) : 원래 ‘주정(酒精)’은 에탄올 혹은 알코올을 다르게 부르는 말. 곧 ‘주정병’은 ‘알코올이 담긴 병’을 뜻함.

9. 다음 중 한자의 표기와 뜻이 바르게 연결된 것은?
① 氣像 : 대기 속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
② 司正 : 그릇된 일을 다스려 바로잡음
③ 改正 : 이미 정하였던 것을 고쳐서 다시 정함
④ 收容 : 어떠한 것을 받아들임
⑤ 現象 : 나타나 보이는 현재의 상태

9. 답 ②
사정(司正 : 맡을 사, 바를 정) : 그릇된 일을 다스려 바로잡음
단어 훈독 풀이
事情 일 사,
뜻 정
일의 형편이나 까닭. 처한 처지.
司正 맡을 사,
바를 정
그릇된 일을 다스려 바로잡음.
査定 조사할 사,
정할 정
조사하거나 심사해서 결정함.
私情 개인 사,
뜻 정
사사로운 정.
査正 조사할 사,
바를 정
조사해서 그릇된 것을 바로잡음.
寫情 베낄 사,
뜻 정
보거나 느낀 것을 그대로 그려 냄.

[오답 풀이]
① 기상
단어 훈독 풀이
氣像 기운 기,
형상 상
사람의 타고난 마음씨.
氣象 기운 기,
코끼리 상
대기 속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
氣相 기운 기,
서로 상
마음의 작용으로 인해
얼굴에 드러나는 빛.
起床 일어날 기,
상 상
잠자리에서 깨어 일어남.

③ 개정
단어 훈독 풀이
改正 고칠 개,
바를 정
고쳐서 바르게 함.
改定 고칠 개,
정할 정
정해져 있던 것을 고쳐서 다시 정함.
改訂 고칠 개,
바로잡을 정
책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 바로잡음.
開廷 열 개,
조정 정
법정을 열어 재판을 시작함.
開政 열 개,
정사 정
나랏일을 보기 시작함.

④ 수용
단어 훈독 풀이
受容 받을 수,
얼굴 용
어떠한 것을 받아들임.
受用 받을 수,
쓸 용
어떠한 것을 받아 씀.
收容 거둘 수,
얼굴 용
거두어 넣어 둠.
포로나 난민을 한 장소에 모아놓음.
收用 거둘 수,
쓸 용
거둬들임. 공익사업 등을
목적으로 국가가 국유화하는 것.

⑤ 현상
단어 훈독 풀이
現象 나타날 현,
코끼리 상
관찰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現像 나타날 현,
형상 상
어떠한 형상으로 나타냄. 필름 현상.
現狀 나타날 현,
형상 상
현재의 상태. 지금의 형편.
現想 나타날 현,
생각할 상
보고 듣는 것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생각.
懸賞 매달 현,
상줄 상
무엇을 모집하거나 사람을 찾는 일에
현금이나 물품을 내걺.
顯賞 나타낼 현,
상줄 상
공로를 드러내어 표창함.

10. 다음 <보기>의 글이 들어갈 위치로 가장 적절한 것은?
< 보 기 >
아주 극단의 예로, 왕조말의 시인 황매천(黃梅泉)은 합방의 소식을 듣고 ‘難作人間識字人’ ― 사람 가운데도 식자나 한다는 사람 되기가 이렇게도 어렵구나 하는 시를 남기고 자결을 했다. 하물며 하루 세 끼 밥 먹기 위해, 혹은 단지 호강하고 편히 살기 위해 직업을 택한다는 것은, 지식인으로서 차마 취하지 못할 일인 것은 더 말할 것 없다.
(가) 직업이 그저 일신의 고식지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직업을 통해 사회에 무엇인가 기여하는 것이고 또 그래야만 하는 것이라는 것은, 직업을 논하는 경우의 정석처럼 되어 있는 대목이다. 지게를 지건 구두닦이를 하건,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훌륭히 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다.

(나) 그러나 직업을 통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식을 마땅히 가짐직한 사람들이 그것을 갖지 못하거나, 아예 그것을 귀찮다고 외면하는 수도 있다. 직업을 한낱 고식지계로 타락시켜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수가 많다.

(다) 세상이 하고많은 부정부패가 있다고들 하고, 그 부정부패가 불학무식(不學無識)한 사람들에서보다 식자(識字)나 한다는 사람들 가운데서 더 심각하게 저질러지고 있는 것을 보면, 직업을 통한 사회적 분담이라는 의식은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라) 우수한 대학을 나오는 젊은이들 가운데도 경우에 따라서는 우선 직업을 얻는 데조차 힘이 드는 수도 있기는 할 것이다. 그런 정도로 오늘 현재의 우리 사회는 몹시 병든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비록 비현실적이라는 말을 듣는 한이 있더라도, 지식인의 직업은 역시 고식지계일 수는 없다.

(마) 자기의 개성에 따라, 이것이 나의 생계를 위할 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나의 참여, 분담, 공헌, 기여의 길이라고 확신하여 얻은 직업에는 자기의 전 생명을 기울여 마땅하다. 내 직업에 전 생명을 기울이는 가운데서, 비로소, 이 세상에 태어나 남들이라고 다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닌 최고의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이 세상의 발전에 다소의 갚음이라도 할 수 있는 길이 트일 것으로 믿는다.

(바) 명예다, 부다, 그 밖에 세상에서 흔히 즐기는 가치들은 내 직업에 전 생명을 기울이는 부산물로서 와주면 더욱 좋고, 아니 와준다 해서 탓할 것 없는 것이 될 것으로 믿는다.
① (가)와 (나) 사이
② (나)와 (다) 사이
③ (다)와 (라) 사이
④ (라)와 (마) 사이
⑤ (마)와 (바) 사이

10. 답 ④
매천 황현은 구한말 출사하여 벼슬살이를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선비 된 지식인으로서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그 충절을 몸소 실천에 옮기는 것을 지식인의 중요한 덕목이라 여겼고, 조선이 일본에 병합되자 그러한 충절을 더 이상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보기>와 같은 말을 남기고 자결을 한 것이다. 글쓴이는 이러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보다는 정도가 약한 직업을 얻는 일에 우수한 대학을 나왔다는 요즘 젊은 지식인들이 개인의 영달에만 치우치고 있음을 경각시키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보기>의 일화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의 직업을 얻는 태도를 비판하고 있는 (라)의 뒤가 적절하다.

11. 다음 중 시적 화자의 정서가 <보기>의 시와 가장 가까운 것은?

11. 답 ④
<보기>는 조선 명종 때 유학자인 서경덕의 시조로, 연인 황진이를 기다리면서 애타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이와 가까운 정서를 보이고 있는 시조는 ④이다. ④는 조선 선조 때 기생인 홍랑이 지은 시조로, 당대 문장가였던 연인 최경창을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한 작품이다.

12. 다음 글의 연결 순서로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가) 어느 날 건축가 김진애 선배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가 툭, 한마디 던졌다.  “제주올레, 어때?”

(나)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왜 길을 만들려고 하는지, 내가 만들 제주 길에 어떤 풍경들이 펼쳐지는지를 입술이 부르트게 설명했다. 제주 걷는 길, 섬길, 제주 소로길…… 숱한 아이디어가 쏟아졌지만, 맘에 쏙 드는 건 없었다.

(다) 길을 만들기에 앞서서 길 이름부터 짓기로 했다. 이름은 곧 깃발이요 철학이기에, 제주가 지닌 독특한 매력을 반영하면서도 길에 대한 나의 지향점이 오롯이 담긴 이름이라야만 했다.

(라) 내가 구상하는 길은 실용적 목적을 지닌 길이 아니다. 그저 그곳에서 놀멍, 쉬멍, 걸으멍 가는 길이다. 지친 영혼에게 세상의 짐을 잠시 부려놓도록 위안과 안식을 주는 길이다. 푸른 하늘과 바다, 싱그러운 바람이 함께 하는.

(마) 귀가 번쩍 뜨였다. 대부분이 육지 출신이라서 그게 뭔 소리여, 의아한 눈치였지만 ‘올레’는 제주 출신인 내게는 참으로 친근하고 정겨운 단어였다. 자기 집 마당에서 마을의 거리길로 들고나는 진입로가 올레다.

― 서명숙,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 중에서 ―
① (가)―(마)―(나)―(다)―(라)
② (나)―(다)―(라)―(가)―(마)
③ (다)―(나)―(가)―(마)―(라)
④ (다)―(나)―(라)―(가)―(마)
⑤ (다)―(라)―(나)―(가)―(마)

12. 답 ⑤
선택지에서 앞의 순서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다)인데 이것부터 확인해 보자. ‘이름은 곧 깃발이요 철학’이라는 글쓴이의 주장이 길 이름부터 짓고자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 글 전체의 주제로 글 순서의 맨 앞에 올 수가 있겠다. 그 다음으로 글쓴이가 생각하는 길을 언급하고 있는 (라)가 이어지는 것이 적절하겠고, 주위 사람들이 내놓은 길 이름 중에서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없었지만(나), 김진애 선배가 제시한 ‘제주올레’라는 이름에(가), 제주가 고향인 글쓴이의 기억에 남아 있는 ‘올레’의 의미(마)를 부연 설명하고 있는 순서가 가장 적당할 것이다. 따라서 답은 ⑤가 가장 적절하다.

13. 다음 글의 서사 전개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앉았을 때에 숭의 곁에는 서슬이 푸른 경관 세 명이 달려왔다. 숭은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셋 중에서 가장 똑똑해 보이는 순사가 바싹 숭의 가슴 앞에 와 서며,
“당신 무엇이오?” 하고 무뚝뚝하게 물었다.
‘무엇이오?’ 하는 말에 숭은 좀 불쾌했다.
“나 사람이오.” 하고 숭도 불쾌하게 대답하였다.
“그런 대답이 어디 있어?” 하고 곁에 섰던 순사가 숭에게 대들었다.
“사람더러 무엇이냐고 묻는 법은 어디 있어?” 하고 숭도 반말로 대답했다.
“이놈아, 그런 말버릇 어디서 배워먹었어?” 하고 곁에 섰던 또 다른 순사가 숭의 따귀를 갈겼다. 연거푸 두 번을 갈기는 판에 숭의 모자가 땅에 떨어졌다.
처음에 숭에게 ‘당신 무엇이오’ 하던 순사가 수첩을 꺼내어 들고,
“성명이 무어?” 하고 신문하는 구조다.
“내가 무슨 죄를 지은 것이 아니거든, 왜 까닭 없는 사람더러 불공하게 말을 하오?” 하고 숭은 뻗대었다.
“아마 이놈이 동네 농민들을 선동을 하여서 농업 기수에게 폭행을 시켰나 보오. 이놈부터 묶읍시다.” 하고 한 순사가 일본말로 하였다.

숭은 어쩐 영문을 몰라서 어안이 벙벙하였다. 그러나 이 순사들은 자기를 따라온 것이 아니요, 이 동네 농민과 기수 새에 무슨 갈등이 생겨서 농민들을 잡으러 오는 것임을 짐작하였다. 그리고는 일변은 변호사인 직업의식으로, 또 일변은 자기가 일생을 위해서 바치려는 살여울 동네 농민에게 무슨 중대 사건이 생겼다 하는 의식으로 이 자리에서 쓸데없는 말썽을 일으키는 것이 옳지 아니한 것을 깨달았다.

“나는 오늘 아침차로 서울서 내려온 사람이오. 지금 내 고향인 살여울로 가는 길이오.” 하고 역시 일본말로 냉정하게 대답하였다. 숭의 유창하고 점잖은 일본말과 또 냉정한 어조에 수첩을 내어든 순사는 좀 태도를 고쳤다.
“오늘 차에서 내렸소?” 하고 일본말로 좀 순하게 물었다.
“그렇소.”
“그랬으면 자네네들 이 사람 보았겠지?” 하고 두 조선 순사를 돌아보았다. 두 순사는 물끄러미 숭을 바라보았다. 그 중에 한 사람이,
“응, 본 것 같소.” 하고 싱겁게 대답하였다.
이리해서 급하던 풍운은 지나갔다. 더구나 변호사라는 명함을 보고는 경관들은 좀더 태도를 고쳤다. 숭의 따귀를 때린 순사는 약간 머쓱하기까지 하였다. 숭은 불쾌한 생각이 용이히 가라앉지 않지마는, 이것은 시골에 으레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꿀떡 참았다-아니 참기로 별수가 있으랴마는.

― 이광수, ‘흙’ ―
① 전지적 위치에 있는 서술자가 사건의 진행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② 갈등을 유발한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③ 서술자는 부분적으로 사건의 진행과정에 개입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④ 인물들 간의 대화를 통해서도 사건의 진행과정이 드러나도록 하고 있다.
⑤ 인물의 심리적인 갈등은 외적인 갈등에 비해 부차적인 대상으로 서술되고 있다.

13. 답 ⑤
춘원 이광수의 글이 유례없이 두 문제나 출제되었다. 이광수의 ‘흙’은 브나로드 운동이 한창이었던 1932년 문학운동의 일환으로 그 해 4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장편연재소설로 무지와 빈궁, 핍박으로 억눌려 있던 농촌을 이상촌으로 바꾸겠다는 꿈과 작가의 민족주의 사상이 표현된 인도주의적 귀농(歸農) 의식을 짙게 보여 준 소설이다. 출제된 부분은 제2장의 중반인데 주인공 허숭이 변호사로서의 삶을 내버리고 고향인 살여울로 내려온 직후에 순사들을 만나서 봉변을 당하고 있는 대목이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소설이기 때문에 서술자가 전지적인 위치에서 사건을 꿰뚫어보듯 서술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건 속으로 직접 개입하기도 하며, 순사에게 주인공이 봉변을 당한 사건을 등장인물 간 대화와 주인공 숭의 생각을 서로 교차시켜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인물의 심리적인 갈등이 외적 갈등에 비해 부차적이라고 기술한 선택지 ⑤는 옳지 않다.

14. 다음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벌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저물손에
새라 새로운 탄식을 얻으면서.

동이랴, 남북이랴,
내 몸은 떠가나니, 볼지어다,
희망의 반짝임은, 별빛의 아득함은.
물결뿐 떠올라라, 가슴에 팔 다리에.

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자칫 가늘은 길이 이어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한 걸음, 또 한 걸음. 보이는 산비탈엔
온 새벽 동무들 저저 혼자…… 산경을 김 매이는.
① 1연에서는 평화로운 삶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② 2연에서는 삶을 터전을 잃고 헤매는 삶의 고통을 그리고 있다.
③ 3연에서는 유랑하면서도 희망을 확신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④ 4연에서는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⑤ 유사어구의 반복과 영탄적 어조를 통해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14. 답 ③
3연은 문법적 호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 부분은 시 전체의 맥락에 비추어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꿈’과 ‘희망’과 ‘별빛’은 거의 동일한 시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시적 자아가 청한 객관적인 상황, 즉 집을 잃고 ‘동’으로 ‘남북’으로 떠돌아다니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꿈’, ‘희망’, ‘별빛’이 현재 고통스러운 삶에 던져주는 희망의 빛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실현되는 것은 실로 어렵다. 즉, 시적 자아의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고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희망에 대한 확신이라고만 서술하기엔 적절하지 않다.

15. 다음 중 <보기>의 (가)와 (나)의 연결 관계가 옳은 것은?
< 보 기 >
(가) 공문서 작성 시 유의할 점 - 정확한 단어 선택
  ㉠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써야 함
  ㉡ 공문에서 표현의 경제성을 얻기 위해 단어를 배열하는 경우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이 나타남
  ㉢ 단어가 사전적 의미 이외에 담고 있는 사회적 가치 및 인식까지 고려하여 써야 함

(나) 공문서에서 발견되는 오류 또는 개정 사례
  ⓐ 환경보전에 관심이 많은 사회 각계각층 및 지역사회의 학식 및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명예환경감시원으로 위촉하고 운영함으로써
  ⓑ 행정 활동에 임할 때, 국세 공무원은 견제와 균형자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함
  ⓒ 별정직 공무원 인사관리 조례의 내용 중, ‘부녀청소년 아동복지 분야’를 ‘여성청소년 아동복지 분야’로, ‘부녀 상담 처리’를 ‘여성 상담 처리’로 바꿈
  ⓓ 장애인 관련 문서를 작성할 때 ‘일반인’이나 ‘정상인’과 같은 용어의 사용을 자제하도록 함
① (나)의 ⓐ에는 (가)의 ㉠과 관련된 오류가 나타난다.
② (나)의 ⓑ에는 (가)의 ㉡ 및 ㉢과 관련된 오류가 나타난다.
③ (나)의 ⓒ는 (가)의 ㉠을 고려한 사례이다.
④ (나)의 ⓓ는 본질적으로 (가)의 ㉠과 관련된 사례이다.
⑤ (나)의 ⓐ와 ⓑ는 (가)의 ㉡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사례들이다.

15. 답 ⑤
(가)의 ㉡은 접속조사 ‘와/과’, 부사 ‘및’을 부적절하게 사용하여 문장의 호응이 파괴된 경우를 설명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나)의 ⓐ의 경우 ‘및’으로 연결된 문장 안의 각각의 성분이 서로 동격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동격으로 보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문장을 ‘환경보전에 관심이 많은 사회 여러 계층의 인사, 그리고 학식이 깊고 경험이 풍부한 지역사회의 인사를  명예환경감시원으로 위촉하여 위원회를 운영함으로써’ 정도로 고쳐야 옳을 것이다. 또한 ⓑ의 경우 ‘국세공무원은 견제와 균형을 수행하는 역할을 함’ 정도로 고쳐야 옳겠다.
[오답 풀이]
① (나)의 ⓐ에는 (가)의 ㉡의 경우만 보이고 있다.
② (나)의 ⓑ에는 (가)의 ㉡의 경우만 보이고 있다.
③ (나)의 ⓒ는 단어선택을 잘못한 경우이다. ‘결혼한 여자와 성년인 여자’를 뜻하는 ‘부녀(婦女)’를 ‘여자’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은 곧 (가)의 ㉠과 ㉢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④ (나)의 ⓓ는 (가)의 ㉢과 관련된 사례이다.


16. 다음 중 띄어쓰기가 옳지 않은 것은?
① 그 가수의 노래는 들을만하다.
② 내가 그 사람을 만난 것은 지난봄이었다.
③ 그녀가 나타나자 그들은 안절부절못했다.
④ 제아무리 빨라도 그를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다.
⑤ 그는 조만간 알프스산을 오를 예정이다.

16. 답 ⑤
알프스 산 : 외래어 표기법 제1항에 따르면 ‘해(海), 섬, 강(江), 산(山)’ 등이 외래어에 붙을 때에는 띄어 쓰고, 우리말에 붙을 때에는 붙여 쓴다고 규정하고 있다. ‘알프스’는 외래어이기 때문에 ‘산’을 띄어 써야 옳다.

[오답 풀이]
① 보조형용사 ‘만하다’는 본용언의 뒤에 붙을 때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다.

② ‘지난봄’은 ‘바로 전에 지나간 봄’을 뜻한다. 붙여 쓴다.

③ ‘안절부절못하다’는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란 뜻을 지니고 있는 한 덩어리의 말이다.

④ ‘제아무리’는 ‘제 딴에는 세상없이’란 뜻을 지니고 있는 한 덩어리의 말이다.

17. 다음 글에서 제시하고 있는 ‘융합’의 사례로 보기 어려운 것은?
1980년 이후에 등장한 과학기술 분야의 가장 강력한 트렌드는 컨버전스, 융합, 잡종의 트렌드이다. 기존의 분야들이 합쳐져서 새로운 분야가 만들어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몇 가지 새로운 분야가 또 합쳐져서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이러한 트렌드를 볼 때 미래에는 과학과 기술, 순수과학과 응용과학의 경계가 섞이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분야들이 연구를 주도한다는 것이다. 나노과학기술, 생명공학, 물질공학, 뇌과학, 인지과학 등이 이러한 융합의 예이다. 연구대학과 국립연구소의 흥망성쇠는 이러한 융합의 경향에 기존의 학문 분과 제도를 어떻게 잘 접목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융합은 과학기술 분야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다른 문화적 영역에서도 일어난다. 과학기술과 예술, 과학기술과 철학, 과학기술과 법 등 20세기에는 서로 별개의 영역 사이의 혼성이 강조될 것이다. 이는 급격히 바뀌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철학과 도덕, 법률의 필요성에서 기인한다. 인간의 유전자를 가진 동물이 만들어지고, 동물의 장기가 인간의 몸에 이식도 되고 있다. 생각만으로 기계를 작동시키는 인간-기계의 인터페이스도 실험의 수준을 지나 곧 현실화되는 단계에 와 있다. 인간-동물-기계의 경계가 무너지는 세상에서 철학, 법, 과학 기술의 경계도 무너지는 것이다.
20년 후 과학기술의 세부 내용을 지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융합 학문과 학제 간 연구의 지배적 패러다임화, 과학과 타 문화의 혼성화, 사회를 위한 과학 기술의 역할 증대, 국제화와 합동 연구의 증가라는 트렌드는 미래 과학 기술을 특징짓는 뚜렷한 트렌드가 될 것이다.
① 유전공학, 화학 독성물, 태아 권리 등의 법적 논쟁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담은 책
② 과학자들이 이룬 연구 성과들이 어떻게 재판의 사실 인정 기준에 영향을 주는가를 탐색하고 있는 책
③ 과학기술과 법이 만나고 충돌하는 지점들을 탐구하고, 미래의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둘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제시한 책
④ 과학은 신이 부여한 자연법칙을 발견하는 것이며, 사법 체계도 보편적인 자연법의 토대 위에 세워진 것이라는 주장을 펴는 책
⑤ 과학자는 과학의 발전 외에 인류의 행복이나 복지 등에는 그리 관심이 많지 않다는 전제 하에 과학 기술에 대해 평가할 수 있도록 법조인에게 과학 교육이 필요함을 주장한 책

17. 답 ④
지문에서 말하고 있는 ‘융합’의 핵심은 ‘경계가 섞이면서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다른 선택지의 경우 ‘융합’에 충실하게 접근하고 있으나, ④의 경우 기존의 ‘자연법’에 과학과 사법을 한데 묶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8~19]
휴리스틱(heuristic)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불확실한 사항에 대해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지만 명확한 실마리가 없을 경우에 사용하는 편의적ㆍ발견적인 방법이다. 우리말로는 쉬운 방법, 간편법, 발견법, 어림셈, 또는 지름길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190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 논문에서 휴리스틱을 ‘불완전하지만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수학자인 폴리아는 휴리스틱을 ‘발견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로 사용했고, 수학적인 문제 해결에도 휴리스틱 방법이 매우 유효하다고 했다.

휴리스틱과 반대되는 것이 알고리즘(algorism)이다. 알고리즘은 일정한 순서대로 풀어나가면 정확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삼각형의 면적을 구하는 공식이 알고리즘의 좋은 예이다.

휴리스틱을 이용하는 방법은 거의 모든 경우에 어느 정도 만족스럽고,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한 답을 재빨리, 그것도 큰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먼의 ‘만족화’원리와 일치하는 사고방식인데, 가장 전형적인 양상이 ‘이용가능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다. 이용가능성이란 어떤 사상(事象)이 출현하는 빈도나 확률을 판단할 때, 그 사상과 관련해서 쉽게 알 수 있는 사례를 생각해 내고 그것을 기초로 판단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휴리스틱은 완전한 답이 아니므로 때로는 터무니없는 실수를 자아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불확실한 의사결정을 이론화하기 위해서는 확률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확률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중요하다. 확률은,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선거에 당선될지, 경기가 좋아질지, 시합에서 어느 편이 우승할지 따위를 ‘전망’할 때 이용된다. 대개 그러한 확률은 어떤 근거를 기초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직감적으로 판단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직감적인 판단에서 오는 주관적인 확률을 과연 정확한 것일까?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인간이 확률이나 빈도를 판단할 때 몇 가지 휴리스틱을 이용하지만, 그에 따라 얻어지는 판단은 객관적이며 올바른 평가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의미로 종종 ‘바이어스’가 동반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이 일으키는 바이어스 가운데 하나가 ‘사후판단 바이어스’이다. 우리는 어떤 일이 벌어진 뒤에 ‘그렇게 될 줄 알았어.’ ‘그렇게 될 거라고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와 같은 말을 자주 한다. 이렇게 결과를 알고 나서 마치 사전에 그것을 예견하고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바이어스를 ‘사후판단 바이어스’라고 한다.

― 토모노 노리오, 「행동경제학」중에서 ‘휴리스틱(heuristic)’ ―

18. 윗글의 논지 전개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분석 대상과 관련되는 개념들을 연쇄적으로 제시하며 정보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② 인과 관계를 중심으로 분석 대상에 대한 논리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③ 핵심 개념을 설명하면서 그와 유사한 개념들과 비교함으로써 이해를 돕고 있다.
④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다양한 맥락에서 재구성하여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⑤ 핵심 개념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인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18. 답 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휴리스틱’의 개념을 토대로 하여 이와 반대되는 ‘알고리즘’, 유사한 의미의 ‘만족화원리’를 도출해내고, 휴리스틱의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이용가능성 휴리스틱’과 휴리스틱이 일으키는 문제점을 ‘바이어스’라는 개념으로 확장시켜 서술하고 있다.

19. 윗글에서 설명하고 있는 ‘휴리스틱’과 ‘바이어스’의 관계를 보여주기에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평소에 30분 정도 걸리기에 느긋하게 출발했는데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늦어졌다.

② 그녀는 살을 빼려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밥맛이 좋아지면서 오히려 몸무게가 늘었다.

③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를 4번 타자에 기용했는데 4타수 무(無) 안타를 기록하였다.

④ 동네 마트에서 추첨 세일을 한다기에 식구들이 다 나섰는데 한 집에 한 명만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⑤ 작년에 텃밭에서 제일 재미를 본 채소를 집중적으로 심었는데 유례없이 병충해가 돌아 몽땅 망치고 말았다.

19. 답 ③
지문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휴리스틱을 통해 도출한 주관적인 확률과 객관적인 결과와의 차이라 할 수 있는 바이어스의 관계는 예측 가능한 확률과 예측이 불가능한 의외의 결과로 구분할 수 있다. 다른 선택지는 모두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예측 가능한 결과들이고, ③의 경우는 휴리스틱을 통해 도출한 확률(최근 한 달 동안 타율이 높은 선수)  속에 결과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바이어스(그 선수의 이번 성적은 4타수 無 안타)라고 할 수 있겠다.


20. 아래 틀린 문장들을 고쳐 써야 할 이유로 옳지 않은 것은?
① 수출 통관 사무 처리에 관한 고시 중 다음과 같이 개정ㆍ고시합니다. → 문장 성분이 생략되어 어색한 문장임

② 이 고시의 시행과 동시에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규정은 이를 폐지한다. → 특정 성분이 중복되어 바른 문장이 아님

③ 사업목적 : 본 사적지 내의 고분은 고고학적으로는 이 지역의 중요한 6세기의 횡혈식 고분임 → 수식어들의 순서가 바르지 않아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료하게 드러나지 않음

④ 택지 개발을 하면서 주위의 역사적 환경이 크게 훼손되어 그 상태로 보존함이 타당한지에 대하여 쟁점이 되고 있어 다음과 같이 의견을 제시함 → 문장 성분이 중복되어 뜻이 분명하지 않음

⑤ 멕시코에서 또 하나 주의할 사항은 과음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양주보다는 데킬라를 마시는 게 좋다. → 문장 성분 간 호응이 잘못되어 어색한 문장임

20. 답 ④
‘그 상태로 보존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분명하지도 않을뿐더러,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이 무엇인지도 분명하지가 않다. 선택지 ④는 각각의 대상물이 나타내는 주어나 목적어 따위의 문장 성분이 빠져 있어서 그 뜻이 분명하지 않은 문장이 되었다.

21. 다음 중 두 사람의 대화가 표현상 어색하지 않은 것은?
① 장인 : 김 서방, 이리 와서 이 책들을 옮겨 주게.
    사위 : 네, 아버님.

② 손님 : 이 휴대전화를 사고 싶습니다. 한 달 요금이 얼마인가요?
    점원 : 네, 고객님은 매월 45,000원 되세요.

③ 간호사 : 홍길동 님, 어느 분이세요?
    환자 : 접니다.
    간호사 : 이쪽에 잠깐 앉아 계실게요.

④ 부장 : 자네, 이것 할 수 있겠나?
    대리 : 네, 하시라면 해야죠.

⑤ 선생님 : 철수야, 아버지의 이름이 무엇이지?
    학생 : 네, 저의 아버지 함자는 홍자 길자 동자이십니다.

21. 답 ①
장인이 사사로이 사위를 부를 수 있는 호칭은 ‘○ 서방’이 맞다. 그리고 종결 어미인 ‘-게’는 손윗사람이 아랫사람과 스스럼없는 사이일 때 흔하게 쓰는 말이다. 사위가 장인을 부르는 호칭 ‘아버님’ 역시 현대 우리말에서 허용하는 호칭이다.

[오답 풀이]
② → 점원 : 고객님의 요금은 매월 45,000원 됩니다. (굳이 쓴다면)
③ → 간호사 : 이쪽에 잠깐 앉아 계세요.
④ → 대리 : 하라고 하시면 해야죠. / 하라시면 해야죠.
⑤ → 학생 : 저의 아버지 함자는 홍 길자 동자이십니다. (나보다 높은 어른에게 성씨를 높여서 말하는 것은 결례임)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2~23]
나라가 독립(獨立)이 되려면 남과 달라 독립이 아니라 남과 같아야 독립이 되는 것인데, 내 나라에 좋은 것이 있으면 그것은 아무쪼록 내버리지 말고 특별히 배양하여 세상에 행세할 만큼 만들어 놓고 남을 대하여 말하되, 우리나라에도 이러 저러한 좋은 것이 있다고 자랑하는 것이 독립하는 사람의 승벽(   )이거늘, 조선은 남을 대하여 자랑할 것이 별양(別樣) 없으니까, 아무쪼록 남의 좋은 것을 본받아 내 것을 만들고 몇 해 후에나 남을 대하여 우리나라에도 그만큼 좋은 것이 있다고 할 날이 있을 터이요, 본래는 어느 나라에서 본받아 왔든지 지금은 우리나라 것이 되었다고 할 터인데, 조선에 그 중 생각 있고 학문 있게 만든 것은 조선 국문이라.

조선 사람들이 대개 완고하여 좋은 것이라도 남의 것은 본받기를 좋아 아니하고 조선 것은 지키기를 즐거워하나, 글에 당하여서는 좋은 조선 글은 내버리고 청국 글을 기어이 배워 그 글을 쓰기를 숭상하니, 매우 이상한 것이 조선 글이 청국 글만 못 할 것 같으면 암만 내 것이라도 내버리고 남의 나라 글을 숭상하는 것이 진보하는 사람의 일이거니와, 백배나 나은 국문을 내버리고 어렵고 세상에 경계(   ) 없이 만든 청국 글을 배워 그걸 숭상하기를 좋아하니, 대단히 우습고 개탄할 일이더라. 지금 조선에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들은 한문을 공부하였고 국문으로는 공부한 사람이 적은 고로 국문이 실상 어떻게 학문 있게 만든 글인 줄을 조선 사람들이 모르는지라. 나마마다 쓰는 글이라 하는 것은 하는 말과 같아 책을 읽어 들려주면 말하는 것과 일반이거늘, 조선은 한문으로 책을 만들고 문적(   )을 만들어 읽으니 글과 말이 다른지라. 그리한즉 말공부 따로 하고 글공부 따로 하여야 할 터이요, 설령 글공부한 사람이라도 남이 책 읽는 것을 듣고는 무슨 말인지를 모를지라.

지금 소위 공부하였다는 사람은 국문을 숭상하기를 좋아 아니할 것이 한문을 하였은즉, 그 배운 것을 가지고 남보다 유식한 체 하려니까 만일 국문으로 책과 문적을 만들어 전국 인민이 다 학문 있게 되면 자기의 유식한 표가 드러나지 아니 한 고로 한문을 자기의 국문보다 더 아는지라. 그러하나 그런 사람이 국중(國中)에 몇이 있으리오. 수효는 적으나 한문 하는 사람들이 한문 아는 자세(   )하고 권리를 모두 차지하야 그 나머지 전국 인민을 압제하라는 풍속이니, 국문 숭상하기를 어찌 이런 사람들이 좋아하리오. 그러하나 나라란 것은 몇 사람만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전국 인민을 모두 위하여 만든 것이요, 전국 인민이 모두 학문이 있고 지식이 있게 되어야 그 나라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 자주 독립을 보호하며 사농공상이 늘어가는 법이라.

― 1897년 8월 5일자 독립신문 사설(작성자 : 서재필) ―

22. 괄호 속에 들어갈 한자어가 순서대로 바르게 나열된 것은?
① 勝癖 ― 境界 ― 門籍 ― 姿勢
② 勝癖 ― 經界 ― 文籍 ― 姿勢
③ 承癖 ― 境界 ― 門籍 ― 藉勢
④ 勝癖 ― 經界 ― 文籍 ― 藉勢
⑤ 承癖 ― 境界 ― 文籍 ― 姿勢

22. 답 ④

승벽(勝癖 : 이길 승, 버릇 벽) : 남과 겨루어 이기기를 좋아하는 성미나 버릇

경계(經界 : 날 경, 지경 계) : 옳고 그름이 분간되는 한계
cf. 경계(境界 : 지경 경, 지경 계) : 사물이 어떤 기준에 의해 나눠지는 한계

문적(文籍 : 글월 문, 서적 적) :=책

자세(姿勢 : 맵시 자, 기세 세) : 마음가짐이나 태도

23. 윗글에서 알 수 있는 내용 중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국문은 한문보다 뛰어나다.
② 한문을 배우는 사람들은 지식을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③ 조선 사람들은 문명국을 본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④ 조선이 독립을 이루려면 다른 나라와 동등해져야 한다.
⑤ 지식인이 국문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군림하기 위해서이다.

23. 답 ③
둘째 단락 첫 문장에서 ‘조선 사람들은 대개 완고하여 좋은 것이라도 남의 것은 본받기를 좋아하지 아니하고’라고 언급되어 있다. 선택지 ③은 적절하지 않다.

[오답 풀이]
① : 이 사설 전체의 주제이다. 서재필은 이 사설을 통해 우리글의 우월성을 백성에게 전하고자 하였다.

②, ⑤ : 셋째 단락의 첫 문장에 언급된 내용

④ : 첫 단락에서 전제하고 있는 내용

24. 다음 중 문맥상 ㉠에 들어갈 표현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아가 아가, 우지 마라. 아무리 젖을 달란들 무엇 먹고 젖이 나며 밥을 아무리 달란들 어대서 쌀이 나랴.”
이처럼 달랠 제 흥부 마음 인후(仁厚)하여 청산유수요 곤륜백옥(崑崙白玉)이라. 성덕을 본을 삼고 악한 일 멀리하며 물욕에 탐이 없고 주색(酒色)에 무심한지라. 마음이 이러하니 부귀를 바랄소냐. 흥부 아내 이른 말이,
“여보 아이 아버지, 내 말씀 들어 보시오. 부질없이 청렴한 체 마오. 안자(顔子)의 누항단표(陋巷簞瓢) 주린 염치 삼십에 조사(早死)하고 백이숙제 주린 염치 수양산에 아사(餓死)하니 청루 소부 울었으매 부질없는 청렴 말고 저 자식들 살려 보사이다. 저 건너 아주버님 댁에 가서 쌀이 되나 돈이 되나 양단간에 얻어 옵소.”
흥부 하는 말
“형님 댁에 갔다가 보리나 타고 오게?”
흥부 아내 착한 마음에 보리라 하니까 먹는 보리로만 알고 하는 말이,
“여보, 배부른 소리 작작하오. 보리는 흉년 곡식이라 느루 먹기는 정말 쌀보다 낫습네다.”
흥부 하는 말이,
“여보 마누라, 보리라니까 갈보리, 봄보리, 늦보리로 아나 보오그려. 우리 형님이 음식 끝을 볼 양이면 사촌을 몰라보고 가사목이나무 푸레 몽치로 함부로 치는 성품이니 그런 보리를 어떤 놈이 탄단 말인가.”
흥부 아내 하는 말이,
“애고, 이 말이 웬 말이오. 상담(常談)에 (   ㉠   )는 말이 있지 않소. 맞으나 아니 맞으나 쏘아 보다가 그만둡소.”
흥부 이 말 듣고 마지못하여 형의 집으로 건너간다.

― 「흥부전」 중에서 ―

① 포도청의 문고리라도 잡아 빼라
② 동냥은 아니 주더라도 쪽박은 깨지 마라
③ 마당 벌어진 데 웬 솔뿌리 걱정이냐
④ 자식 죽는 건 봐도 곡식 타는 건 못 본다
⑤ 하루 죽을 줄은 모르고 열흘 살 줄만 안다

24. 답 ②
흥부는 아내에게 ‘형님 댁에 갔다가 보리 타고 오게?’라고 걱정하고 있다. 이는 곡식을 꾸러 갔다가 보리타작 털리듯 형 놀부에게 맞을 수도 있음을 걱정하는 대목이다. 흥부의 아내가 이를 잘못 알아들어 곧바로 흥부가 이 부분을 풀어서 아내에게 얘기하니 흥부의 아내는 어떻게 말도 붙여보지도 않고 그리 속단할 수 있냐는 뜻으로 ‘동냥은 아니 주더라도 쪽박은 깨지 마라’는 속담을 말한 것인데, 그 뜻은 요구하는 것은 안 주더라도 방해만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오답 풀이]
① 포도청의 문고리라도 잡아 빼라 : 대담하고 겁 없는 사람의 행동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③ 마당 벌어진 데 웬 솔뿌리 걱정 : 마당이 벌어졌는데 그릇이 터졌을 때 필요한 솔뿌리를 걱정한다는 뜻으로, 당치도 아니한 것으로 사건을 수습하려 하는 어리석음을 비웃는 말

④ 자식 죽는 건 봐도 곡식 타는 건 못 본다 : 농부들이 농사짓는 일에 온 정성을 다함을 이르는 말

⑤ 하루 죽을 줄은 모르고 열흘 살 줄만 안다 : 언제 죽을지 모르는 덧없는 세상에서 자기만은 얼마든지 오래 살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보고 이르는 말

25. 다음 중 사자성어의 풀이가 옳지 않은 것은?
① 盲者正門 : 우둔하고 미련한 사람이 어찌하다가 이치에 들어맞는 바른 일을 함
② 暴虎馮河 : 용기는 있으나 무모함
③ 草露人生 : 청빈하고 소박한 삶
④ 上下撑石 :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견디어 가는 것
⑤ 望雲之情 : 자식이 객지에서 고향에 계신 어버이를 생각하는 마음

25. 답 ③
초로인생(草露人生 : 풀 초, 이슬 로, 사람 인, 낳을 생) : 해가 나면 없어질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덧없는 인생(人生)을 이르는 말

[오답 풀이]
맹자정문(盲者正門 : 소경 맹, 놈 자, 바를 정, 문 문) :
맹자가 정문을 바로 찾아 들어간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어쩌다 이치에 들어맞는 일을 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포호빙하(暴虎馮河 : 사나울 포, 범 호, 탈 빙, 물 하) :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고 황하(黃河)를 건너간다는 말로, 용기는 있으나 무모함을 이르는 말

상하탱석(上下撑石 : 위 상, 아래 하, 버틸 탱, 돌 석) :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괸다는 뜻으로, 몹시 꼬이는 일을 당하여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맞추어서 겨우 유지해 감을 이르는 말. ‘上下撐石’으로 쓰기도 한다.

망운지정(望雲之情 : 바랄 망, 구름 운, 갈 지, 뜻 정) :
객지에 나간 자식이 어버이를 그리워하는 마음. 중국 당나라 측천무후 집권기에 판관이었던 적인걸(狄仁傑)이 병주(幷州) 지역으로 가 있을 때, 하늘에 떠 있는 흰 구름을 보면서 사람들에게 ‘저 구름 아래에 우리 부모님께서 계시겠지.’ 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다.





【 2013년 7월 6일 시행 8급 국회사무처 공개채용시험 : 국어】
- (정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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