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9일에 시행한 법원직 9급 공무원 시험 국어 기출문제입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문4】
<전략>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  ㉠  )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마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奉先寺)로 운허 노사(耘虛老師)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앞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 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난(蘭)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所有史)에서 무소유사(無所有史)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간디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었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그가 무엇인가를 갖는다면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질 수 있을 때 한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자기 소유에 대해서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易理)이니까.
- 법정(法頂), 「무소유(無所有)」

【문 1】 윗글의 서술상의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비슷한 상황에 빗대어 추상적인 관념의 이해를 돕고 있다.
② 상반되는 사물과 대비하여 제재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③ 일상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깨달음을 통해 교훈을 주고 있다.
④ 소유에 대한 인간의 태도 변화를 통해 세상사의 부질없음을 깨우치고 있다.


[정답] ③

<정답풀이>
이 글은 필자가 난(蘭)을 가꾸면서 겪은 일상사의 체험을 바탕으로 집착과 소유욕에 대해 성찰하고, 독자들에게 소유의 본질과 무소유에 대해 일깨우고 있으므로 ③이 정답이다. 이 글은 철학적이고 교훈적인 성격을 지닌 사색적인 수필이다.

[오답풀이]
① 일상의 경험을 예시로 활용하고 있으며 유추적 설명은 아니다.

② 제재인 난초와 대비되는 사물을 활용하여 난초의 특성을 부각하지 않았다.

④ 소유욕은 집착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집착에서 벗어나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터득하라는 것이지 세상사의 무상함을 깨우치려는 것은 아니다. 뒷부분의 서술 내용이 잘못되었다.

【문 2】 윗글을 통해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우리는 언젠가 모두 빈손으로 돌아간다.
② 이 세상에 진실로 자기가 소유하는 것은 없다.
③ 소유욕에서 벗어날 때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
④ 소유로 인하여 삶의 균형이 파괴되고 마음의 평정을 잃는다.


[정답] ③

<정답풀이>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것’은 곧 필자의 주제 의식과 관련된다. 필자가 경험에서 터득한 내용을 보면, 필자는 난초를 가꾸면서 가질 수밖에 없었던 집착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비로소 무소유의 자유를 획득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결국 이 글의 주제문은 맨 끝에 있는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부분이므로 정답은 ③이다.

[오답풀이]
①②④의 내용도 필자의 생각에 부합되지만, 궁극적 주제인 ③의 전제가 되는 진술에 해당된다.

【문 3】 문맥으로 보아 ㉠에 가장 알맞은 말은?
① 주객전도(主客顚倒)되어
② 전도양양(前途洋洋)하게
③ 적반하장(賊反荷杖) 격으로
④ 자가당착(自家撞着)적으로


[정답] ①

<정답풀이>
필요에 의해 소유한 물건이 오히려 사람을 속박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주체(사람)와 객체(물건)가 전도된 상황, 즉 ‘주객전도’가 문맥에 어울린다. ㉠ 앞에 있는 사물 주어의 표현(‘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과 뒤에 놓인 피동 구문(‘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의 진술 방식도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주객전도(主客顚倒)’란 사물의 경중이나 선후, 완급 따위가 서로 뒤바뀐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오답풀이]
② 전도양양(前途洋洋): 앞날이 희망차고 전망이 밝는 말.

③ 적반하장(賊反荷杖): 잘못한 사람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도리어 나무라는 것을 이르는 말.

④ 자가당착(自家撞着): 같은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앞뒤가 서로 맞지 않고 모순된다는 말. 그런데 앞에서 했던 언행과 뒤에서 한 언행이 모순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자가당착’은 적절한 답이 아니다.

【문 4】 ㉡에 나타난 표현 기법과 다른 것은?
①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
    (중략) //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김소월, 「먼 후일」

②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 서정주, 「견우의 노래」

③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 고은, 「눈길」

④ 날과 밤으로 흐르고 흐르는 남강은 가지 않습니다.
- 한용운, 「논개의 애인이 되어 그의 묘에」


[정답] ①

<정답풀이>
우선 인용법이 나타난다. 이와 더불어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고 표현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의미상 모순을 일으키지만 그 속에 중요한 의미나 진리가 함축되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역설적 표현이 나타나 있다. 하지만 ①은 반어법(反語法)을 사용하여 임을 잊지 못하는 간절한 심사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반어법은 속마음이나 내적 정황과 반대로 표현하는 기법이다.

[오답풀이]
 ②③④도 보편적 이치나 상식 논리에 반하는 역설적 표현이 나타나 있다.
 ② 사랑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이별이 없어야 하는데, 모순되게 표현하고 있다.
 ③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바라본다고 하였다.
 ④ 앞에서는 흐른다고 하고 뒤에서는 가지 않는다고 하였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 긷기 3년, 불 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 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문 5】 (가)는 바리공주의 전체 줄거리다. 이를 통해 유추한 내용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바리공주가 무신이 되어 무당의 제향을 받아먹도록 한다는 것은 이 작품의 무속적 성격을 말해준다.

② 바리공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는 것은 당대인의 초월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③ 바리공주가 무상신선을 만나 가사 노동과 출산을 하는 것은 바리공주의 여성성을 통해서는 세계를 구원하기 힘들다는 것을 암시한다.

④ 바리공주가 병든 부모를 위해 불사약을 구해오는 것은 영웅적 여성의 면모를 띠는 것으로, 남성 위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정답] ③

<정답풀이>
(가)는 서사무가인 ‘바리공주(혹은 바리데기)’이다. 바리공주의 고난과 성취를 주제로, 영웅의 일대기 구조[고귀한 혈통-기이한 출생과 위험-조력자의 도움-시련과 고난-극복과 성취]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무속 신의 내력을 풀어서 이야기하는 무속 신의 본풀이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주술적 기능을 지닌 구비 문학이다.

③은 적절한 해석으로 볼 수 없다. 바리공주가 무상신선을 만나 가사 노동을 하는 것은 부모를 위해 불사약을 구하기 위한, 즉 성취를 위한 시련과 고난의 과정이며 여기에는 ‘효(孝)’ 사상이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혼인하여 아들 7명을 낳아 준 것은 가부장적 세계관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문 6】 <보기>는 (나)∼(마)에 대한 설명이다. 옳은 것을 모두 고른 사람은?
〈 보 기〉
ⓐ (나)의 신단수(神壇樹)는 (다)의 자줏빛 줄과 마찬가지로 천상세계와 지상세계를 연결하는 매개 장치이다.

ⓑ (다)의 머리황금 알을 원시․고대인이 고귀한 생명의 상징으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 (라)의 곳 디난 時節(시절)은 시적화자가 를 만난 시기인 동시에, 두 사람의 노년기를 상징한다.

ⓓ (마)의 3~4행은 동정호와 넓은 공간과의 연관을 통해 호수의 광활함을 묘사하는 대구가 된다.

ⓔ (마)의 5~6행은 친구의 글월 없음[無]과 동정호에 외로운 배 한 척 떠 있음[有]을 대구를 통해 대조하여, 자신의 고독한 심사를 표현하고 있다.
① 지현: ⓐ, ⓑ
② 옥빈: ⓐ, ⓑ, ⓒ
③ 효리: ⓐ, ⓑ, ⓒ, ⓓ
④ 태희: ⓐ, ⓑ, ⓒ, ⓓ, ⓔ


[정답] ④

<정답풀이>
(나)는 ‘단군 신화’, (다)는 ‘김수로왕 신화’이다. (라)는 ‘두시언해-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 (마)는 ‘두시언해-등악양루(登岳陽樓)’이다.

<보기>의 ⓐ~ⓔ가 모두 적절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 (나)의 ‘신단수(神壇樹)’란 신단에 있는 나무를 가리키며 ‘신단’은 제정(祭政)의 신성한 집회지이다. 거기에 있는 나무[樹]는 하늘과 땅을 연결해 주는 신성한 매개물이다. (다)의 ‘자줏빛 줄’도 같은 기능을 하는 장치이다.

ⓑ ‘머리’는 생명의 근원, 우두머리, 군주(君主) 등을 상징하고, ‘황금알’도 고귀한 생명을 상징한다.

ⓒ ‘곳 디난 時節(시절)’은 중의법으로, 실제 만춘(晩春)의 의미와 인생의 황혼기를 함축하고 있다.

ⓓ 3~4행(함련)을 해석하면, 오나라와 초나라가 동남쪽으로 펼쳐졌고,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떠 있다는 말이다. 이는 오나라와 초나라를 경계로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동정호의 장관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며, 한자 성어 ‘일망무제(一望無際)’와 통하는 구절이다.

ⓔ 5~6행(경련)을 해석하면, 친한 벗의 편지도 한 장 없는데, 늙어가면서 외로운 배뿐이라고 하였다. ‘외로운 배’는 화자의 고독감을 의탁한 감정이입의 대상물이다.

[작품 해설]

(라) 「두시언해」-江南逢李龜年(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
      주제: 옛 친구를 만난 감회와 인생무상

기왕(현종의 아우)의 집 안에서 (그대를) 자주 보았더니
(또) 최구의 집에서도 (그대의 노래를) 몇 번을 들었던가
참으로 이 강남의 풍경이 좋으니
꽃 지는 시절에 또 너를 만나보는구나.

(마) 「두시언해」-登岳陽樓(악양루에 올라서).
     주제: 우국(憂國)과 향수(鄕愁)

옛날에 동정호에 대해 들었더니
이제서야 악양루에 오르는구나.
오나라와 초나라가 동남쪽으로 갈라졌고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떠 있도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편지도 없으니
늙어감에 외로운 배뿐이로다.
전쟁이 계속 관산(고향) 북쪽에 있으니
난간에 의지해 눈물을 흘리노라.

【문 7】 <보기>의 「해가(海歌)」와 ㉮작품에 대한 비교가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신라 성덕왕 때 수로(首露)부인이 바다의 용에게 잡혀갔을 때, 어떤 노인의 말에 따라 여러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며 막대기로 언덕을 치자 용이 부인을 받들고 나왔다고 한다. 사람들이 부른 노래는 「해가(海歌)」라고 하는데, 『삼국유사』에는 이렇게 한역(漢譯)되어 있다.

龜乎龜乎出水路
掠人婦女罪何極
汝若悖逆不出獻
入網捕掠燔之喫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놔라.
남의 아내 앗은 죄 그 얼마나 큰가?
네 만약 어기어 바치지 않으면,
그물로 잡아서 구워 먹으리.

이 「해가」를 보면 「구지가」가 후대에도 구비 전승되었음을 알 수 있다.
① 「해가」와 ㉮에서 ‘거북’은 주술을 통해 성취될 시적 화자의 소망을 듣는 존재이다.

② 「해가」와 ㉮는 집단적으로 요구하는 노래이기 때문에, ‘거북’은 부정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③ 「해가」와 ㉮는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호명→소원의 표출(요구)→위협’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④ 「해가」는 ㉮와 다르게 초자연적 존재의 비도덕적 행위를 지적하며 ‘요구의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정답] ②

<정답풀이>
‘해가’와 ㉮가 집단적으로 요구하는 노래라는 점은 공통점이지만, ‘거북’이 갖는 의미는 다르다. ‘해가’에서 ‘거북’은 수로 부인을 납치해 간 용을 지칭하는 것으로, 공격의 대상이 되는 부정적인 존재이지만,  ‘구지가’에서는 ‘거북’은 부정적인 행위를 하지 않은, 신적인 존재로서 경외의 대상이 되는 긍정적인 존재이다. 따라서 정답은 ②이다.

[‘구지가’와 ‘해가’의 차이]
‘구지가’와 ‘해가’는 주술성을 지니고 있는 면이나 집단 가무라는 점, 주제와 내용면에서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구지가’는 신군(神君)을 맞이하기 위한 공적인 주술요[영신(迎神)]인 반면에, ‘해가’는 액(厄)을 당하고 여기에서 벗어나려는 개인적 차원의 주술요[축사(逐邪)]이므로 동기와 목적 면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문 8】 ㉠∼㉤ 중 환웅이 지닌 제사장으로서의 신성한 권능을 의미하는 것은?
① ㉠, ㉡
② ㉢, ㉣
③ ㉣, ㉤
④ ㉠, ㉤


[정답] ①

<정답풀이>
환웅은 제사장이면서 부족장이었던 존재로 해석된다. 환웅이 환인에게서 받은 ㉠천부인(天符印)은 고대 무속 사제가 가진 신성한 권능의 징표로서 거울, 방울, 칼 등을 말하며, 그가 거느린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 등도 바람과 비와 구름을 관장하는 신(주술사)으로서 제사장이 지닌 권능과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은 부족장(군왕)으로서의 역할과 더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문 9】 【A∼D】중에서 시인의 우국충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① A
② B
③ C
④ D


[정답] ④

<정답풀이>
‘우국충정(憂國衷情)’이란 나랏일을 근심하고 염려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결련(D)의 ‘사호맷 말’은 전쟁을 대유한 말이므로, 전쟁 중에 있는 나라와 고향에 대한 화자의 근심과 안타까운 심정을 엿볼 수 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0∼문14】
(가) 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 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 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여기 하나의 굳세게 살아온 인생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문10】 (가)∼(다)의 화자가 나눈 대화 내용이 윗글과 어긋나는 것은?
① (가): 삶이 너무 힘드네요. 차라리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② (나): 가난이 힘들기는 하지요.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함을 잃지 않은 선각들이 있었음을 잊지 마셔요.

③ (다): 맞습니다. 저 같은 경우 어려움에 부딪히면 늘 구원해 주는 현실적 존재가 있었어요.

④ (가): 하지만 잠든 처자식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그저 암담할 뿐이어요.


[정답] ③

<정답풀이>
(가)는 가난한 시인이 겪는 생활인으로서의 고통과 무력한 가장으로서의 회한과 비애를 자기 고백적으로 토로한 시이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화자는 지상에 방 한 칸 마련하지 못한 채 곧 셋방도 비워 줘야 하는 처지에서 처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나)에서도 시인 화자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고달픈 현실을 버거워하고 있다. 하지만 후반부에 오면 어려운 삶을 견뎌 냈던 노신(루쉰)을 생각하며, 힘겨운 현실을 참고 견디며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에서 화자는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거지와 같은 모멸을 당하고 인권을 유린당하는 처지에 놓여 있지만 ‘당신’을 통해 그 굴욕과 절망을 극복하고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고자 한다. 그런데 화자에게 슬픔과 자책감을 극복하게 하고 절망의 순간에 참된 길을 일깨워 주는 그런 구원의 존재인 ‘당신’은 ③에서 말한 것처럼 현실적 존재가 아니다. 화자의 관념 속에 내재하고 있는 어떤 추상적인 존재, 즉 부처든 조국이든 민족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구원의 표상이 되는 그런 관념적인 존재인 것이다.

【문11】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와 (나)에는 화자가 바라는 이상적 삶의 모습이 구체화되어 있다.
② (가)와 (다)에는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표출되어 있다.
③ (나)와 (다)에는 화자가 지향하거나 의지하고 싶은 존재가 설정되어 있다.
④ (가)∼(다) 모두 시간의 변동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정답] ③

<정답풀이>
③ (나)에서는 화자가 지향하고 싶은 존재가 ‘노신’으로, (다)에서 화자가 의지하고 싶은 존재가 ‘당신’으로 설정되어 있다.

[오답풀이]
① (가), (나) 모두 가난한 시인의 현재적 삶이 나타나 있을 뿐, 화자가 소망하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어 있지는 않다.

② (가)에서는 어려운 현실적 여건만이 제시되어 있을 뿐 해결 의지나 전망이 나타나 있지 않다.

④ (가)~(다) 모두 시간적 흐름에 따른 전개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문12】 (가)의 표현상의 특징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영탄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탄식의 심정이 강조되고 있다.
② 화자의 행동과 심정이 적절히 배합되어 시상이 진행되고 있다.
③ 외적 자연 환경의 제시를 통해 화자의 궁핍한 처지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④ 탈출할 수 없는 개인적 빈곤 상황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여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정답] ④

<정답풀이>
(가) 시에는 벗어나기 어려운 개인적 빈곤 상황이 나타나 있지만, 여기에 사회 구조적인 해석을 한다거나 사회 구성원들의 보편적 가난으로 확대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④가 정답이다.

[오답풀이]
①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와 같은 영탄적 표현을 통해 자신의 처지에 대해 탄식하고 있다.

②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나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본다’를 보면 자식과 아내에 대한 사랑과 안타까운 심정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현하고 있다.

③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없고/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이라고 하였다. 매서운 찬바람이 부는 외적 환경과 며칠 뒤면 그러한 거리로 내쫓겨야 하는 신세를 제시함으로써 고통스러운 화자의 처지를 더욱 부각하였다.

【문13】 (나)의 ⓐ∼ⓓ 중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는 화자의 내적 고뇌가 배어 있지 않은 것은? 
① ⓐ
② ⓑ
③ ⓒ
④ ⓓ


[정답] ④

<정답풀이>
ⓓ는 주객전도된 표현으로, 화자가 등불을 보며 자신과 유사한 상황 속에서도 신념을 지키며 살아간 노신을 떠올리며, 화자 자신도 노신처럼 신념을 지켜가겠다는 내적 다짐을 하는 장면이다. 이 대목은 생계에 대한 현실적 고뇌가 나타난 부분이 아니다.

[오답풀이]
① ⓐ에서 ‘서른 살 먹은 사내’는 화자의 객관적 대리인이다. 화자는 시인으로서 경제적 책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며 전전반측(輾轉反側)하고 있다.

② ⓑ ‘먹고 산다는 것’, 즉 화자를 힘들게 하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일어나 고민하는 화자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등불’은 이후 ‘노신’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물이 되기도 한다.

③ ⓒ ‘담배’는 화자의 내적 고뇌와 시름을 드러내는 객관적 상관물이다.

【문14】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화자에게 안도감과 더불어 마음의 평화를 주는 구실을 한다.
② ㉡ : 화자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구체화시킨 구절이다.
③ ㉢ :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려는 시인의 의지를 헤아릴 수 있다.
④ ㉣ : 세상의 규칙과 법률이 가진 자의 편이라는 화자의 현실 인식이 담겨 있다.


[정답] ①

<정답풀이>
㉠의 해석은 자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는 아비의 심정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가난한 현실과 그 고통 때문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화자는 가장으로서 미안함과 자괴감을 가지고, 아픈 현실을 모른 채 잠든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설의적 표현이므로 내재된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오답풀이]
② ㉡은 화자가 지금 살고 있는 셋방마저 며칠 뒤엔 비워줘야 하는 절박한 상황을 담아낸 표현이다.

③ ㉢에서 ‘이런 밤’은 가난한 삶의 현실과 이상 추구 사이에서 고민하는 밤이다. 이때 ‘노신’이 생각난다는 것은 화자도 비슷한 처지에서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삶의 가치를 추구했던 ‘노신’과 같이 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④ ㉣ 현실을 지배하는 제도나 규범 같은 것이 사실은 부당한 권력과 금력을 축적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그것을 정당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이다.

【문15】 <보기>는 ‘만화의 교육적 장점과 단점’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위해 생성한 내용들이다. 글의 논지가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순서를 바로 잡은 것은?
〈 보 기〉
㉮ 이에 비해 만화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 만화는 아동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흥미를 유발한다.
㉰ 만화에는 저속하고 선정적인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 만화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여 교육적 효과를 높여야 한다.
㉲ 만화는 그림과 문자가 결합되어 있어서 내용 전달 효과가 크다.
㉳ 비윤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만화는 가치관의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
㉴ 만화는 장면을 잘라서 제시하기 때문에 독자가 장면을 상상해서 이해해야 한다.
㉵ 만화는 여러 가지로 교육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① ㉮ → ㉰ → ㉳ → ㉵ → ㉯ → ㉲ → ㉴ → ㉱
② ㉯ → ㉲ → ㉴ → ㉮ → ㉰ → ㉳ → ㉱ → ㉵
③ ㉵ → ㉯ → ㉲ → ㉴ → ㉮ → ㉰ → ㉳ → ㉱
④ ㉴ → ㉲ → ㉯ → ㉮ → ㉰ → ㉳ → ㉱ → ㉵


[정답] ③

<정답풀이>
글의 순서를 바로 잡는 문제는 먼저 전체적인 글의 구성법을 생각해 본다. 특히 서두 첫 문장과 결론 끝에 배치할 문장을 선정해 본다. 그런 다음, 접속어나 지시어를 염두에 두고 내용 간 접속성과 인접성을 기준으로 재배열하도록 한다. 보기의 내용이 많을 때에는 논점이나 특성의 범주가 유사한 것을 묶어 분류하는 방법도 문제 해결에 효율적이다.
제목이 ‘만화의 교육적 장점과 단점’이다. 먼저 화제 제시의 성격을 지닌 ㉵를 서두에 배치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 ㉱를 결론으로 삼으면 된다. 그리고 만화의 교육적 장점으로 제시한 것이 ㉯㉲㉴이고, ㉮가 화제 전환, 단점으로 제시한 것이 ㉰㉳이므로 ③과 같이 배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문16】 다음 글에서 통일성을 해치고 있는 문장은?
①현대인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텔레비전은 계속해서 상품 광고를 내보내고, 현관이나 대문 앞에는 광고 전단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②그런가 하면 전봇대에까지 무엇인가를 선전하는 종이가 빼곡하게 붙어 있고, 건물 외벽의 절반 이상을 광고판이나 광고 문구가 뒤덮여 있다. ③이들 광고들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소비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현대인 치고 광고에 혹해서 제품을 사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④광고의 시대, 예술성 높은 광고를 감상하는 방법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광고의 본질을 명확히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답] ④

<정답풀이>
통일성을 저해하는 문장은 주제에서 벗어난 문장을 의미한다. 제시문은 광고의 폐해와 본질 인식의 필요성을 주장한 글이다. ‘실태-문제점-방안’의 순서로 논지가 전개되었다. ④는 광고 감상의 방법에 대한 학습의 필요성을 제시한 내용이어서 통일성을 저해하는 문장이다.

【문17】 <보기1>의 문장을 <보기2>를 참고하여 조직할 때,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1>
(가)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나)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다.
(다) 시간을 아껴 써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자.
(라) “뿌린 대로 거둔다.”는 속담이 있다.
(마) 시간을 가치 있게 활용하는 사람이 훌륭한 업적을 남긴다.

<보기2>
※ 5단 구성 : 흥미 유발 → 문제 제시 → 문제의 해명 → 해명의 구체화 → 요약 및 행동의 촉구
① (가) → (마) → (나) → (라) → (다)
② (라) → (나) → (가) → (마) → (다)
③ (나) → (마) → (가) → (다) → (라)
④ (라) → (다) → (나) → (마) → (가)


[정답] ②

<정답풀이>
우선 <보기1>의 (가)~(마) 중에서 <보기2>의 구성 단계에 쉽게 대응시킬 수 있는 것은 (다)와 ‘행동 촉구(결론)’이다. 따라서 선택지 ①과 ② 중에 정답이 있다. 그리고 결론 (다) 앞에 ‘해명의 구체화’에 속담 내용의 (라)보다는 (마)가 오는 것이 적절하므로 ②가 정답이 된다.
‘흥미 유발’, 곧 ‘주의 환기’의 내용으로는 인용이나 예화, 또는 경험 등을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므로 (라)가 맨 앞에 놓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시간 활용’과 ‘가치’라는 용어의 연결이 (가)에서 (마)로 이어진다는 것도 정답을 찾는 단서가 된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8∼문20】
(가) “그렇다면, 자넨 우리들이 논의를 통해서 말한 그러한 것들이 실제로 전적으로 실현되는 걸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내게 강요하지는 말게나. 오히려 자네로선, 한 나라가 어떻게 하면 앞서 언급된 바에 가장 가깝게 다스려질 것인지를 우리들이 발견할 수만 있다면, 이로써 자네가 그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것들이 실현 가능한 것들로 우리들이 확인한 것으로 인정하게. 아니면 자네는 이런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겠는가? 나로서는 실로 그 정도로 만족하겠네만.”
 “저 역시 만족하겠습니다.”라고 그가 대답했네.
 “그러면 그 다음으로 우리들이 찾아서 보여주도록 해야 할 것은, ㉠현실의 나라들에 있어서 잘못되고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이 이들 나라들로 하여금 그런 식으로 다스려지지 못하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소의 것으로 무엇이 변혁을 봄으로써 한 나라가 이런 유형의 국가 체제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일 것 같네. 이 경우의 변혁으로는 한 가지 것이면 제일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면 두 가지 것들이나, 이로써도 안 된다면, 가능한 한 적은 수의 하찮은 변혁이면 되겠네만.”
 “그야 전적으로 그렇습니다.” 하고 그가 말했네.
 “그런데 내 생각으론 단 한 가지 것의 변혁을 통해서도 그런 변화를 볼 수 있음을 우리들이 보여줄 수 있을 것같이 여겨지네. 그렇지만, 그건 작은 것도 쉬운 것도 아니나, 가능한 것일세.” 내가 한 말일세.
 “소크라테스 선생님, 그건 무엇인가요?” 하고 그가 물었네.
 “이제 나는 앞서 가장 큰 파도에 비유했던, 바로 그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네. 그렇지만 비록, 마치 파도가 덮치듯, 꼼짝없이 웃음거리가 되고 치욕을 듬뿍 뒤집어쓰는 한이 있을지라도, 말하게 될 걸세. 그러면 이제부터 내가 말하려는 것을 유의해서 들어주게나.” 내가 말했네.
 “말씀하세요.” 하고 그가 말했네.
 “㉡철학자들이 그들의 나라들에 있어서 군주들로 되거나 아니면 현재 군주 또는 지배자로 불리는 이들이 참으로 그리고 충분히 지식 또는 지혜를 사랑하게 되지 않는 한, 그리하여 이게, 즉 정치권력과 철학(지혜의 사랑)이 한데 합쳐지는 한편으로, 다양한 성향들이 지금처럼 그 둘 중의 어느 한쪽으로 따로따로 향해 가는 상태가 강제적으로나마 저지당하게 되지 않는 한, 여보게나 글라우콘, 나라들에 있어서, 아니 내 생각으로는, 인류에게 있어서도 나쁜 것들의 종식은 없네. 그렇게 되기 이전에는, 지금껏 우리들이 말해온 그러한 국가 체제가 가능한 한도까지 성장하여 햇빛을 보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걸세. 실은 이게 벌써부터 나로 하여금 발설하기를 망설이게 한 그것일세. 그건 굉장히 역설적인 언급이 될 것이라는 걸 내가 알고 있었기 때문일세. 왜냐하면 다른 어떤 방책도 개인적으로건 또는 공적으로건 행복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닫기란 힘든 일이니까.” 내가 한 말일세.
- 플라톤, 국가

(나)내가 확신하는 바로는, ㉢플라톤은 정치 문제를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또는 ‘누구의 의지가 지고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가?’ 등의 형태로 나타냄으로써 정치 철학에 있어서 계속적인 혼란 상태를 야기시켰다. 그것은 플라톤이 앞장서서 논한 바와 같이 도덕 철학 영역에서 집단주의와 이타주의를 동일시함으로써 불러일으킨 혼동과 사실상 흡사하다. ‘누가 통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일단 제기되면, ‘최고의 선인(善人)’이나 ‘최고의 현자’ 또는 ‘타고난 통치자’나 ‘지배 기술에 숙달한 자’ (혹은 ‘일반 의지’나 ‘주인 종족’이, 또는 ‘산업 노동자’나 ‘인민’)가 통치해야 한다는 등의 대답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답은 설득력이 있는 것같이 들리지만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바와 같이 아무런 쓸모없는 대답이다. 누가 ‘최악인’이나 ‘가장 어리석은 바보’나 ‘타고난 노예’의 지배를 옹호하겠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그런 대답은 정치 이론의 근본적인 몇 가지 문제는 해결된 것이라고 믿게 하기가 쉽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정치 이론에 접근해 본다면, 어떤 근본적인 문제를 풀었다기보다는 ‘누가 통치할 것인가?’하는 질문을 근본적인 것이라고 가정함으로써 문제를 단지 간과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이런 가정을 믿는 자들까지도 정치적인 지배자들이 항상 충분히 ‘선(善)’하거나 ‘현명(賢明)’ (이런 낱말의 엄격한 의미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 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 우리가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갖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정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제기된다. 정치사상은 처음부터 나쁜 정부의 가능성을 탐구해서는 안 되는가? 우리는 최악의 지배자에 대비하고, 최선의 지배자를 희망해서는 안 되는가?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초래한다. 그것은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 대신에 ‘우리는 나쁘거나 무능한 지배자들이 너무 심한 해를 끼치지 않도록 어떻게 정치 제도를 조직할 수 있는가?’ 하는 새로운 질문을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중략>
통치자에 대한 제도적 통제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정부가 언제나 선하거나 현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이상은 가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에 관해 약간 언급했으므로, 이런 가정보다 조금 더 넘어서고 싶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통치자는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 평균 이상인 자가 거의 없었고, 더러는 평균 이하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물론 최선의 통치자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와 동시에 정치에 있어서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한 원칙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탁월하고 유능한 통치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냘픈 희망에 우리의 모든 정치적 노력을 건다는 것은 나에게는 미친 짓으로 보인다.
 - 칼 포퍼, 열린사회와 그 적들

【문18】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는 문제 제기-원인 분석-해결방안 제시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② (나)는 플라톤의 국가와 통치자에 대한 정치사상을 비판하고 있다.
③ (나)는 선하고 현명한 통치자를 얻기 쉽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④ (가), (나)는 ‘바람직한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답] ③

<정답풀이>
(나)의 논점은 선하고 현명한 통치자를 얻기 어렵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나쁘거나 무능한 지배자들이 너무 심한 해를 끼치지 않도록 어떻게 정치제도를 조직할 수 있는가이다. 따라서 ③은 잘못 해석한 것이다.

[오답풀이]
① (가)는 ‘한 나라가 어떻게 하면 (바르게) 다스려질 것인가?(문제 제기)-잘못 다스려지는 원인에 대한 이해. ㉠ 부분(원인 분석)-정치권력과 철학이 결합된 철인정체. ㉡ 부분(해결 방안)’의 구성을 보이고 있다.

② ‘플라톤은 정치 철학에 있어서 계속적인 혼란 상태를 야기시켰다’고 비판하였다.

④ (가)와 (나) 모두 바람직한 국가 건설 방안에 대해 논하고 있다. (가)에서는 정치권력과 철학이 한데 합쳐져야 한다고 하였고, (나)에서는 최악의 통치자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 놓아야 한다고 하였다.

【문19】 (가)의 ‘나’와 (나)의 ‘나’가 만나 대화를 한다고 가정할 때, 대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의 ‘나’ : 현재 군주는 통치자로서 자질이 부족합니다. 통치자는 모름지기 지혜를 사랑하는 자여야만 합니다. 그래야 인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이상적인 국가체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② (나)의 ‘나’ : 통치자가 지혜로워야 한다는 것은 하나마나한 말이 아닙니까? 누가 바보를 통치자로 세우고자 합니까?

③ (나)의 ‘나’ : 문제는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닐까요?

④ (가)의 ‘나’ : 최악의 통치자를 막고 지혜로운 통치자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철학을 교육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정답] ④

<정답풀이>
(가)의 ‘나’는 통치자가 지녀야할 자질에 대해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국민이 아니라 통치자가 철학적 소양(‘지혜의 사랑’)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④는 (가)의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문20】 ㉠∼㉤에서 (가)의 주제문과 (나)의 주제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 ㉤
② ㉡, ㉤
③ ㉠, ㉢
④ ㉡, ㉣


[정답] ②

<정답풀이>
위에서 바람직한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방안이 (가)와 (나)의 주제라고 하였다. (가)에서는 ㉡이, (나)에서는 ㉤이 그 대답이 되고 있으므로, ②가 정답이 된다.

【문21】 도서관 휴게실에 독서를 권장하는 글을 써 붙이려고 한다. <보기>의 조건에 따라 작성한 문구로 가장 적절한 것은?
〈 보 기〉
‧ 의도 : 독서의 가치를 일깨워 줌.
‧ 표현 : 비유와 대구를 활용함.
① 책을 한 권 읽으면 한 권의 이익이 있고, 책을 하루 읽으면 하루의 이익이 있다.

② 책은 꿈꾸는 것을 가르쳐 주는 진짜 선생이다.

③ 좋은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새 벗을 얻는 것과 같고, 전에 정독한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옛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

④ 사람은 음식물로 체력을 배양하고, 독서로 정신력을 배양한다.


[정답] ③

<정답풀이>
비유(직유, 은유, 대유, 활유 등)와 대구의 표현 방식을 활용하면서 독서의 가치를 일깨우는 내용을 찾으라는 문제이다. ③은 독서의 의미와 가치를 교우에 빗대어 서술하였고 대구의 표현 방식이 나타나 있으므로 정답이 된다.

[오답풀이]
 ①과 ④는 비유의 조건을, 그리고 ②는 대구의 표현 방식을 반영하지 않았다.

【문22】 다음 중 의미 중복이 없는 문장은?
① 국가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② 우리 사회에서 부정부패는 완전히 근절해야 합니다.
③ 개인적인 사견 말고 객관적인 사실을 말해 주십시오.
④ 가끔씩 사람 없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답] ①

<정답풀이>
의미가 중복되어 서술된 잉여적 표현을 이해하는 문제이다. 선택지들을 보면 ①을 제외하고는 수식어구와 한자어 체언의 의미가 중복되어 쓰인 예시 문장들이다. ①에서 ‘기로(岐路)’는 갈림길을 가리키는 말로, ‘중대한’과 의미가 중복되지 않는다.

[오답풀이]
 ② ‘근절(根絶)’은 다시 살아날 수 없도록 아주 뿌리째 없애 버린다는 말이다. ‘완전히’와 의미가 중복된다.

 ③ ‘사견(私見)’은 자기 개인의 생각이나 의견을 뜻하는 말이어서 ‘개인적인’과 중복된다.

 ④ ‘무인도(無人島)’는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니, ‘사람 없는’과 의미가 중복된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23∼문25】
(가)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오빠 집에 모여 있던 너의 가족들은 궁리 끝에 전단지를 만들어 엄마를 잃어버린 장소 근처에 돌리기로 했다. 일단 전단지 초안을 짜보기로 했다. 옛날 방식이다. 가족을 잃어버렸는데, 남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몇 가지 되지 않았다. 실종신고를 내는 것, 주변을 뒤지는 것, 아무나 붙잡고 이런 사람 보았느냐 묻는 것,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남동생이 인터넷에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와 잃어버린 장소와 엄마의 사진을 올리고 비슷한 분을 보게 되면 연락해 달라고 게시하는 것. 엄마가 갈 만한 곳이라도 찾아다니고 싶었으나 이 도시에서 엄마 혼자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문안 작성은 네가 해라, 오빠가 너를 지명했다. 글을 쓰는 사람. 너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귀밑이 붉어졌다. 과연 네가 구사하는 어느 문장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

(나) - 이봐… 나, 배고픈디. 뭐 좀 먹었으믄 좋겄는디.
 당신은 헛간에 놓여 있는 빈 평상을 향해 웅얼거렸다. 고추꼭지를 따거나 깻잎을 개거나 배추를 간하다가도 당신이 뭐 좀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주저 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 곁으로 와서는 산에 땅두릅이 났길래 좀 캐왔는디 두릅전 부쳐볼까? 자실라요? 하던 아내. 그때는 왜 그것이 평화롭고 복된 일이란 걸 몰랐을까.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끓여줘 본 적 없으면서 아내가 해주는 모든 것은 어찌 그리 당연하게 받기만 했을까. 언젠가 읍내에 나갔다 온 아내가 거, 시장통의 당신 잘 가는 정육점 있잖우. 오늘 고 앞을 지나가는데 그 집 아낙이 자꾸 나를 불러서 들어갔더마는 미역국을 먹고 가라길래 웬 미역국이냐 했더니 오늘이 생일인디 남편이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줬다 합디다, 했다. 당신이 그저 듣고 있으니 맛이 있었던 건 아니요! 그란디 첨으로 정육점 아낙이 부럽던디요, 그랬다. 당신의 메마른 눈이 껌벅거렸다. 어디에 있소… 아내가 이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미역국이 아니라 전도 부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벌주는가… 당신의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
 당신은 이 집을 내키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서도 아내가 이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 잘 있어요… 난 이제 이 집에서 나갈라요.
 지난여름 지하철 서울역에 혼자 남겨졌을 때 내겐 세 살 적 일만 기억났네. 모든 것을 잊어버린 나는 걸을 수밖에 없었네. 내가 누구인지도 몰랐으니까. 걷고 또 걸었어. 모든 게 다 뿌옜네. 세 살 때 내가 뛰어놀던 그 마당이 선명히 떠올랐네. 금 캐러도 다니고 석탄을 캐러도 다녔다는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온 그 세 살 때. 나는 걸을 수 있는껏 걸었네. 아파트 사이를, 풀숲 언덕길을, 축구장을 걷고 또 걸었네. 그렇게 걸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였나. 세 살 때에 뛰어놀던 ㉠그 마당이었을까.
<중략>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내가 이 집에서 태어날 때 할머니가 꿈을 꾸었다네. 누런 털이 빛나는 암소가 막 무릎을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네. 소가 힘을 쓰며 막 일어서려는 참에 태어난 아이이니 얼마나 기운이 넘치겠느냐며 이 아이 때문에 웃을 일이 많을 것이니 잘 거두라 했다네.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문23】 윗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사건의 발생 순서에 따라 장면이 연결되고 있다.
② 특정한 인물의 눈에 비친 인물과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③ 둘 이상의 서술자가 인물들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④ 작품 밖 서술자가 모든 인물의 내면과 사건을 알고 서술하고 있다.


[정답] ③

<정답풀이>
소설의 시점과 서술 방식을 이해하는 문제이다. 내용을 모르는 작품이라 하더라도 배경지식을 활용하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가)는 ‘너’라는 2인칭(‘너’를 3인칭 ‘그녀’나 1인칭 ‘나’로 대체해도 자연스러운)을 사용하였으며, (나)는 ‘당신’이라는 존칭 2인칭(‘당신’을 3인칭 ‘그’나 1인칭 ‘나’로 바꿔도 자연스러운)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다)는 ‘나’의 1인칭으로 기술되었다. 이렇듯 이 작품은 다양한 화자의 시점으로 서술된, 다시 말해서 시점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서술한 독특한 소설이다. 사실 (가)는 딸의 관점에서, (나)는 남편의 관점에서 사실과 심리를 서술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정답이 ③이다.

[오답풀이]
① 엄마가 실종된 직후의 상황과 회상의 내용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 순서에 따른 평면적 구성이 아니다.

② ‘특정한 인물’이란 ‘어떤 정해진 한 인물’을 의미한다. 이 글은 다양한 화자의 시점으로 서술된다.

④ 3인칭 전지적 시점을 말하고 있다. 역시 바른 해석이 아니다.

[작품 해설]
이 작품은 1988년에 발표된 장편소설이다. 가족들을 위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아 부은 ‘엄마(박소녀)’를 서울역 지하철에서 잃어버린다. 엄마에 대한 자신들의 무심함과 무관심, 몰이해 등에 대해 딸과 아들과 남편이 차례대로 고해성사를 하듯이 서술하는 내용이 1~3장의 내용이고, 엄마 자신의 관점에서 삶을 조명하는 내용이 4장이다. 그리고 5장이 에필로그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엄마라는 존재의 마음과 꿈, 가치,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엄마의 희망을 알아야 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주제 의식을 지니고 있다. 아울러 본래 2인칭 시점은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활용되는 경우가 드물어서 일부 실험적인 소설에서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작품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모든 인칭을 활용한 이러한 다층적 서술 방식이 갖는 의미와 효과도 생각할 거리이다.


【문24】 (나)의 '당신'과 <보기>의 화자 간의 공통점으로 잘못된 것은?
〈 보 기〉
조금 전까지 거기 있었는데
어디로 갔나,
밥상은 차려놓고 어디로 갔나,
넙치지지미 맵싸한 냄새가
코를 맵싸하게 하는데
어디로 갔나,
이 사람이 갑자기 왜 말이 없나,
내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온다.
내 목소리만 내 귀에 들린다.
이 사람이 어디 가서 잠시 누웠나,
옆구리 담괴가 다시 도졌나, 아니 아니
이번에는 그게 아닌가 보다.
한 뼘 두 뼘 어둠을 적시며 비가 온다.
혹시나 하고 나는 밖을 기웃거린다.
나는 풀이 죽는다.
빗발은 한 치 앞을 못 보게 한다.
왠지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다.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 김춘수, 「강우(降雨)」
① 평소 잘해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② 지금 곁에 없는 대상을 그리워하고 있다.
③ 눈물의 심상을 통해 정서를 심화하고 있다.
④ 반복되는 일상을 통하여 대상의 부재를 확인하고 있다.


[정답] ①

<정답풀이>
(나)에서 ‘당신’(화자)은 아내가 실종된 뒤 헌신적이었던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나를 벌주는가’ 하면서 평소 잘해 주지 못한 것을 자책하고 있다. 하지만 <보기>의 화자는 아내를 상실한 슬픔과 절망감을 드러내고 있을 뿐 잘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지는 않다.

[오답풀이]
② (나)와 <보기> 모두 대상의 부재에서 오는 슬픔과 그리움의 정서가 나타난다.

③ (나)에서 ‘눈에 물기가 어렸다’에서 회한의 눈물이, <보기>에서 퍼붓는 빗발도 실제 내리는 빗물이자 화자의 눈에서 쏟아지는 슬픔의 눈물로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④ (나)에서는 배가 고픈 일상을 배경으로 아내의 소박한 음식을 회상하고, <보기>에서도 밥상을 앞에 두고 아내의 부재를 인식하고 있다.

[작품 해설]
김춘수의 시 ‘강우(降雨)’는 아내의 죽음이 제재로, ‘밥상을 대하며 아내를 찾는 나-아내를 불러 보지만 내 목소리만 들리는 현실-아내의 부재에 대한 인식-어둠을 적시며 퍼붓는 비’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 화자는 아내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다가 밥상머리에서나 잠자리에서도 아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절망한다. ‘풀이 죽는다’고 하였다. 밖에서는 화자의 슬픔을 대변하는 비가 어둠을 적시며 내리고 있다. 아내를 상실한 슬픔을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그리고 현장감을 살려 잘 형상화한 시이다.

【문25】 <보기>의 ⓐ∼ⓓ 중, ㉠의 함축적 의미와 거리가 먼 것은?
〈 보 기〉
검정 사포를 쓰고 똑딱선을 내리면
우리 고향의 ⓐ선창가는 길보다도 사람이 많았소.
양지 바른 뒷산 푸른 송백(松柏)을 끼고
남쪽으로 트인 하늘은 깃발처럼 다정하고
낯설은 ⓑ신작로 옆대기를 들어가니
내가 트던 ⓒ돌다리와 집들이
소리 높이 창가하고 돌아가던
저녁놀이 사라진 채 남아 있고
그 길을 찾아가면
우리 집은 ⓓ유약국
행이불언(行而不言)하시는 아버지께선 어느덧
돋보기를 쓰시고 나의 절을 받으시고
헌 책력(冊曆)처럼 애정에 낡으신 어머님 옆에서
나는 끼고 온 신간(新刊)을 그림책인 양 보았소.
- 유치환, 「귀고(歸故)」
① ⓐ
② ⓑ
③ ⓒ
④ ⓓ


[정답] ②

<정답풀이>
㉠ “그 마당”은 화자가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어릴 때 뛰어 놀던 고향이며 근원적인 마음의 안식처라고 할 수 있다. <보기> 시에서도 ‘선창가, 돌다리, 유약국’ 등은 어릴 적의 고향을 연상할 수 있는 소재들이지만, 새로 난 길 ‘신작로’는 낯설다고 하였으므로 화자의 마음속에 담겨 있는 변함없는 고향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시어이다.

[작품 해설]
유치환의 ‘귀고(歸故)’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고향으로 돌아온 화자의 감회를 읊은 시이다. 그리웠던 고향의 선착장에 내린 화자의 눈에 낯익은 고향 사람들과 정겨운 고향의 사물들이 들어온다. 하지만 이제 돋보기를 쓰게 되신 아버지와 헌 달력처럼 늙으신 어머니의 모습을 마주하며 흘러가 버린 세월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 화자는 어머니 곁에서 그림책을 보던 동심으로 돌아간다. 화자의 눈에 비친 고향의 이미지는 시종일관 긍정적으로 제시되며, 비유와 묘사를 통해 고향의 정경과 대상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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