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1일에 시행한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 국어 기출문제입니다.


문  1. 밑줄 친 부분을 고쳐 쓴 것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① 이 건물에서는 흡연을 삼가하시오. → 삼가시오
② 학교 담에는 덩굴이 뒤엉켜 있다.  → 덩쿨
③ 눈이 부시게 푸르른 하늘  → 푸른
④ 한국인은 김치를 담궈 먹는다.  → 담가


1. 정답 ②
[정답 풀이] ‘넝쿨’과 ‘덩굴’은 복수표준어. ‘덩쿨’은 비표준어.

[오답 풀이]
① ‘삼가하다’는 비표준어. ‘삼가다’가 표준어. ‘삼가다’의 어간은 ‘삼가-’이고, 어미 ‘시오’를 넣어 활용하면, ‘삼가시오’가 맞다.
* 어미 활용의 예: 삼가고/삼가니/삼가며/삼가지만/삼가라/삼가십시오./삼가시오./
* ‘삼가다’의 뜻: ㉠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 꺼리는 마음으로 양(量)이나 횟수가 지나치지 아니하도록 하다.

③ ‘푸르르다’는 비표준어. ‘푸르다’가 표준어. ‘푸르다’의 어간은 ‘푸르-’이고, 관형사형전성어미 ‘-ㄴ’을 넣어 활용하면, ‘푸른’이 맞다.  ‘푸르른’은 활용을 잘못한 예.

④ ‘담구다’는 비표준어. ‘담그다’가 표준어. ‘담그다’의 어간은 ‘담그-’이고, 모음어미를 넣어 활용할 때 어간의 ‘ㅡ’가 탈락된다. ‘담그다’의 어간은 ‘담그-’이고, 모음어미 ‘-아’를 넣어 활용하면 ‘담가’가 맞다.

문  2. 어문 규정에 모두 맞게 표기된 문장은?
① 휴계실 안이 너무 시끄러웠다.
② 오늘은 웬지 기분이 좋습니다.
③ 밤을 세워 시험공부를 했습니다.
④ 아까는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


2. 정답 ④
[정답 풀이] 아까는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
‘-던지’는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그것을 뒤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관련시키는 데 쓰는 연결 어미이고, ‘든지(=든가=든)’은 나열된 동작이나 상태, 대상들 중에서 어느 것이든 선택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②는 ‘-던지’를 바르게 썼으므로 정답이다.

[오답 풀이]
① ‘계’를 ‘게’로 고쳐 ‘휴게실’로 써야 맞다. 
② ‘웬’을 ‘왠’으로 고쳐 ‘왠지’로 써야 맞다.
③ ‘세’를 ‘새’로 고쳐 ‘새워’로 서야 맞다. ‘한숨도 자지 아니하고 밤을 지내다’의 뜻을 지닌 낱말은 ‘세우다’가 아니라 ‘새우다’가 맞다.

문  3. 다음 중 로마자 표기법이 옳지 않은 것은?
① 삼죽면: Samjuk-myeon
② 촉석루: Chokseongnu
③ 홍길동: Hong Gil-Dong
④ 광희문: Gwanghuimun


3. 정답 ③
[정답 풀이] Hong Gil-Dong(X) -> Hong Gil-dong(O) 또는 Hong Gildong (O)
이름의 첫 글자만 대문자로 쓴다.

문  4. 다음의 글에서 (  ) 안에 들어갈 말로 적절한 것은?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어느 민족도 일찍이 그러한 일을 한 이가 없으니 그것은 공상(空想)이라고 하지 마라. 일찍이 아무도 한 자가 없기에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이 큰 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 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우리 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본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청년 남녀가 모두 과거의 조그맣고 좁다란 생각을 버리고, 우리 민족의 큰 사명에 눈을 떠서, 제 마음을 닦고 제 힘을 기르기로 낙을 삼기를 바란다. 젊은 사람들이 모두 이 정신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힘을 쓸진댄 30년이 못하여 우리 민족은 (  )하게 될 것을 나는 확신하는 바다.
-김구, 「나의 소원」중에서-
① 刮目相對
② 明若觀火
③ 面從腹背
④ 興亡盛衰


4. 정답 ①
[정답 풀이] 괄목상대 : 눈을 비비고 상대편을 본다는 뜻으로, 남의 학식이나 재주가 놀랄 만큼 부쩍 늚을 이르는 말.

문  5. 현대 국어의 자음에 대한 다음과 같은 분류에서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 유음, 비음의 다섯 가지로 나누는 기준은?
현대 국어의 자음(子音)은 파열음(破裂音) /ㅂ, ㅃ, ㅍ, ㄷ, ㄸ, ㅌ, ㄱ, ㄲ, ㅋ/, 파찰음(破擦音) /ㅈ, ㅉ, ㅊ/, 마찰음(摩擦音) /ㅅ, ㅆ, ㅎ/, 유음(流音) /ㄹ/, 비음(鼻音) /ㅁ, ㄴ, ㅇ/ 등의 열아홉이다.
① 소리 내는 위치
②소리 내는 방법
③ 혀의 위치
④ 입술의 모양


5. 정답 ②

[정답 풀이] 보기의 예는 소리 내는 방법에 따라 나눈 것이다.

[오답 풀이]
① 소리 내는 위치에 따라 : 양순음(입술소리 ㅂ/ㅃ/ㅍ/ㅁ), 설음(혀끝소리 ㄷ/ㄸ/ㅌ/ㅅ/ㅆ/ㄴ/ㄹ), 경구개음(센입천장소리 ㅈ/ㅉ/ㅊ), 연구개음(여린입천장소리 ㄱ/ㄲ/ㅋ/ㅇ), 목청소리(ㅎ)

② 소리 내는 방법에 따라 :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 유음, 비음

③ 혀의 앞뒤 위치에 따른 모음의 분류 : 전설모음, 후설모음
혀의 높낮이에 따른 모음의 분류 : 저모음, 중모음, 고모음

④ 입술 모양에 따른 모음의 분류 : 원순모음, 평순모음

문  6. 밑줄 친 부분과 맥락이 닿는 한자 성어는?
석벽에 매달려 백록담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털썩 주저앉아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하였다. 모두 지쳐서 피곤했지만, 서쪽을 향해 있는 봉우리가 이 산의 정상이었으므로 조심스럽게 조금씩 올라갔다. 그러나 나를 따라오는 사람은 겨우 셋뿐이었다. … (중략) … 멀리 보이는 섬들이 옹기종기, 큰 것은 구름장만 하게 작은 것은 달걀만 하게 보이는 등 풍경이 천태만상이었다. 「맹자」에 “바다를 본 자에게는 바다 이외의 물은 물로 보이지 않으며, 태산에 오르면 천하가 작게 보인다.”라고 했는데, 성현의 역량(力量)을 어찌 우리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① 浩然之氣
② 勞心焦思
③ 乾坤一擲
④ 焦眉之急


6. 정답 ①
[정답 풀이] 호연지기 :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원기. ≪맹자≫ <공손추(公孫丑)>의 상편에 나오는 말로 거침없이 넓고 큰 기개를 나타냄.

제시된 지문과 관련해 볼 수 있는 내용으로 관동별곡의 다음 부분을 보자.



[현대어 풀이]
(금강산 최고봉인)비로봉 꼭대기에 올라가 본 사람이 그 누구인고.
동산과 태산 어느 것이 비로봉보다 높던고?
우리는 노나라 좁은 줄도 모르는데
넓고 넓은 천하가 어이하여 적다는 말인가?
아, (공자의) 저 경지를 어이하면 알 것인가?
* 참고 : 孔子登東山而小魯 登泰山而小天下 - 공자가 노나라의 동산에 올라 노나라가 작다고 함. 또 천하의 태산에 올라서 천하가 작다고 함. 그렇게 말한 공자의 정신적 경지(浩然之氣)를 화자인 정철은 흠모하고 있음.

문  7. 다음 글의 (   ) 안에 들어갈 문헌은?
세종 당시에 한글의 창제와 사용은 한자와 한문의 지위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세종 또한 한 번도 한자와 한문의 권위를 부정한 적이 없었다. 세종은 도리어 중국 운서의 체계에 맞지 않는 조선 한자음을 바로잡으려는 의도 아래 (   )을(를) 편찬하도록 명하였다.
① 東國正韻
② 洪武正韻
③ 訓蒙字會
④ 四聲通解


7. 정답 ①

[정답 풀이] 동국정운 : 조선 세종 30년(1448)에 신숙주, 최항, 성삼문, 박팽년, 이개 등의 집현전 학자들이 왕명에 따라 편찬한 운서(韻書). 중국의 운서인 ‘홍무정운’ 등을 참고하여 우리나라의 한자음을 새로운 체계로 정리한 최초의 음운서.

[오답 풀이]
② 홍무정운 : 중국 명나라 태조 홍무 8년(1375)에 악소봉(樂韶鳳) 등이 왕명에 따라 펴낸 운서. 양나라의 심약(沈約)이 제정한 이래 800여 년이나 통용되어 온 사성의 체계를 모두 베이징 음운을 표준으로 삼아 개정한 것으로, ‘동국정운’을 짓는 데 참고 자료가 되었다.

③ 훈몽자회 : 조선 중종 22년(1527)에 최세진이 지은 한자 학습서. 3,360자의 한자를 33항목으로 종류별로 모아서 한글로 음과 뜻을 달았다.

④ 사성통해 : 조선 시대에, 최세진이 엮은 운서(韻書). ‘홍무정운’을 바탕으로 하고 ‘사성통고’의 결점을 보완하여 펴낸 것으로, 한자의 고음(古音)ㆍ금음(今音)ㆍ정음(正音)ㆍ속음(俗音)을 한글로 적고 뜻을 달았으며, 글자를 음모(音母)에 따라 분류하였다. 450여 개의 국어 낱말이 수록되어 있어 국어 연구의 귀중한 자료이다. 중종 12년(1517)에 간행되었다.

문  8. 문장 성분 간의 호응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적발한 과장 광고의 사례는 300건이 훨씬 넘는다.
② 유리 건물은 은폐 공간을 최소화하여 각종 사고 예방과 업무의 생산성도 높이고 있다.
③ 어제의 세상과 오늘의 세상이 다르듯이 어제의 말과 오늘의 말도 다르다.
④ 한국인에게 있어서 대장암은 위암이나 폐암 등과 같이 발병률이 높은 암이다.


8. 정답 ②

[정답 풀이]
② 접속조사 ‘와/과’는 같은 자격(문장성분)의 말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조사이며, 서술어가 일치하여야 한다. ‘사고 예방과 업무의 생산성도 높이고 있다.’를 두 개의 문장으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도’는 보조사이며, 목적격조사 ‘을/를’을 대신해 쓰였다.
ㄱ. 사고 예방도 높이고 있다. (X) : * 서술어의 호응관계가 바르지 않음
ㄴ. 업무의 생산성도 높이고 있다. (O)

[오답 풀이]
①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적발한 과장 광고의 사례는 300건이 훨씬 넘는다.”
위 문장을 두 개의 홑문장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ㄱ.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과장 광고를 적발하다. (O)
ㄴ. 과장 광고의 사례는 300건이 훨씬 넘는다. (O)
ㄱ의 ‘에서’는 단체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 앞말이 주어임을 나타내는 격조사이다. ‘적발하다’는 주어 외에 목적어가 필요한 타동사. 따라서 ‘~이/가 ~을/를 적발하다’는 어법에 맞음.
ㄴ의 ‘넘다’는 ‘~이/가 ~이/가 넘다’ 또는 ‘~을/를 넘다’ 둘 모두 문장의 형식이 바른 표현임. 문장의 주어인 ‘사례가’를 보조사 ‘는’을 써서 ‘사례는’으로 쓴 것은 맞는 표현.
따라서 ‘과장 광고의 사례는(사례가) 300건이 훨씬 넘는다.’는 맞는 표현.

③ “ 어제의 세상과 오늘의 세상이 다르듯이 어제의 말과 오늘의 말도 다르다.”
위 문장은 앞의 절과 뒤의 절이 연결어미 ‘듯이’로 연결된 이어진문장이다. ③번의 문장을 두 문장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ㄱ. 어제의 세상과 오늘의 세상이 다르다. (O)
ㄴ. 어제의 말과 오늘의 말도 다르다. (O)
: ‘다르다’를 서술어로 쓸 때의 문장의 형식은 ‘~이/가 ~와/과 다르다’이다. 따라서 제시된 문장은 어법에 바른 표현이다. (‘A가 B와 다르다’를 ‘B와 A가 다르다’로 자리를 바꾸어도 문장성분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자리를 바꾸어 표현해도 된다.) ②번의 ‘와/과’는 접속조사이지만, ③번의 ‘와/과’는 비교부사격사이다.

④ “한국인에게 있어서 대장암은 위암이나 폐암 등과 같이 발병률이 높은 암이다.”
위 문장에서 ‘~에게 있어서’라는 표현은 이미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다’의 뜻풀이 예제로 실린 상태임. (* 참고: ‘있다’가 주로 ‘~에게/에 있어서’ 구성으로 쓰여, 앞에 오는 명사를 화제나 논의의 대상으로 삼은 상태를 나타냄.) ‘위암이나 폐암 등과 같이’는 부사절. 부사절을 빼고 문장을 보면, “대장암은 발병률이 높은 암이다.”만 남는다. ‘발병률이 높은’은 ‘암’을 꾸며 주는 관형절이고, 이 관형절을 빼고 보면, 전체문장의 형식이 ‘~은 ~이다’인 것을 알 수 있다. 전체문장의 형식도 맞고, 전체 문장 속에 안긴 부사절과 관형절도 또한 어법에 맞다.

문  9. 다음 글의 서술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인가가 끝난 비탈 저 아래에 가로질러 흐르는 개천물이 눈이 부시게 빛나고, 그 제방을 따라 개나리가 샛노랗다. 개천 건너로 질펀하게 펼쳐져 있는 들판, 양털같이 부드러운 마른 풀에 덮여 있는 그 들 한복판에 괴물 모양 기다랗게 누워있는 회색 건물. 지붕 위로 굴뚝이 높다랗게 솟아 있고, 굴뚝 끝에서 노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햇살에 비껴서 타오르는 불길 모양 너울거리곤 하는 연기는 마치 마술을 부리듯 소리 없이 사방으로 번져 건물 전체를 뒤덮고, 점점 더 부풀어, 들을 메우며 제방의 개나리와 엉기고 말았다.
① 단어의 의미를 풀어서 밝히고 있다.
② 근거를 제시하여 주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③ 시간적 순서를 뒤바꾸어 사건을 서술하고 있다.
④ 사물을 그림을 그리듯이 표현하고 있다.


9. [정답] ④
[정답 풀이] 대상을 그림을 그리듯이 표현하고 있는 서술 방식을 ‘묘사’라고 한다. 제시된 지문은 주위 배경을 묘사의 방식으로 쓴 것이다.

문 10. 다음 글의 “실의(失意)의 무진행” 당시에 ‘박군’은 몇 살이었으며, 현재 내 나이는 몇 살인가?
4년 전, 나는 내가 경리(經理) 일을 보고 있던 제약회사가 좀 더 큰 다른 회사와 합병되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고 무진으로 내려왔던 것이다. 아니 단지 일자리를 잃었다는 이유만으로 서울을 떠났던 것은 아니었다. 동거하고 있던 희만 그대로 내 곁에 있어 주었던들 실의(失意)의 무진행은 없었으리라.
“결혼하셨다더군요?”
박이 물었다.
“흐응, 자넨?”
“전 아직. 참 좋은 데로 장가드셨다고들 하더군요.”
“그래? 자넨 왜 여태 결혼하지 않고 있나? 자네 금년에 어떻게 되지?”
“스물아홉입니다.”
“스물아홉이라. 아홉수가 원래 사납다고 하대만. 금년엔 어떻게 해 보지 그래?”
“글쎄요.”
박은 소년처럼 머리를 긁었다. 4년 전이니까 그해의 내 나이가 스물아홉이었고 희가 내 곁에서 달아나 버릴 무렵 지금 아내의 전 남편이 죽었던 것이다.
 -김승옥, 「무진기행」 중에서-
박군의 나이내 나이
① 25  29
② 29  33
③ 29  29
④ 25  33


10. [정답] ④

[정답 풀이]
‘박군’과 ‘나’의 대화는 현재의 내용이다. 현재 대화에서 나타나는 박군의 나이는 29세이다. ‘나’가 실직과 실연으로 실의에 빠져 있을 때, 고향 무진으로 여행을 떠난 것이 4년 전의 일이고, 4년 전의 ‘나’의 나이가 지금의 박군의 나이처럼 29살이므로 현재의 ‘나’의 나이는 33세이다. 내가 실의에 빠져 무진으로 여행을 떠났던 4년 전 박군의 나이는 25세가 맞다.

문 11. 다음 글의 제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우리는 비극을 즐긴다. 비극적인 희곡과 소설을 즐기고, 비극적인 그림과 영화 그리고 비극적인 음악과 유행가도 즐긴다. 슬픔, 애절, 우수의 심연에 빠질 것을 알면서도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찾고, 베토벤의 ‘운명’,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피카소의 ‘우는 연인’을 즐긴다. 아니면 텔레비전의 멜로드라마를 보고 값싼 눈물이라도 흘린다. 이를 동정과 측은과 충격에 의한 ‘카타르시스’, 즉 마음의 세척으로 설명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유명하다. 그것은 마치 눈물로 스스로의 불안, 고민, 고통을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니체는 좀 더 심각한 견해를 갖는다. 그는 “비극은 언제나 삶에 아주 긴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비극은 사람들에게 그들을 싸고도는 생명 파멸의 비운을 똑바로 인식해야 할 부담을 덜어주고, 동시에 비극 자체의 암울하고 음침한 원류에서 벗어나게 해서 그들의 삶의 흥취를 다시 돋우어 준다.”라고 하였다. 그런 비운을 직접 전면적으로 목격하는 일, 또 더구나 스스로 직접 그것을 겪는 일이라는 것은 너무나 끔찍한 일이기에, 그것을 간접경험으로 희석한 비극을 봄으로써 ‘비운’이란 그런 것이라는 이해와 측은지심을 갖게 되고, 동시에 실제 비극이 아닌 그 가상적인 환영(幻影) 속에서 비극에 대한 어떤 안도감도 맛보게 된다.
① 비극의 현대적 의의
② 비극을 즐기는 이유
③ 비극의 기원과 역사
④ 비극에 반영된 삶


11. 정답 ② 비극을 즐기는 이유

주어진 글에서 첫 단락은 ‘우리는 비극을 즐긴다’는 내용이고, 둘째 단락은 ‘니체’의 견해를 인용하여 ‘비극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우리는 비극의 특정한 기능 때문에 그것을 즐긴다’는 내용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의 제목은 ②처럼 말할 수 있다.

문 12. 다음 시의 중심 소재가 된 객관적 사물은?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서정주, 「동천(冬天)」-
① 바람
② 초승달
③ 샛별
④ 소나무


12. 정답 ②
[정답 풀이] 하늘에 떠 있는 눈썹 같은 초승달

‘고운 눈썹을’,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등에서 하늘에 있는 대상 중, ‘눈썹’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초승달’임을 알 수 있다.

문 13. 다음 시에 나타나는 죽음에 대한 작가의 세계관은?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 몰래 시간을 떨어뜨리고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툭툭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白金)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 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 
-황동규, 「풍장(風葬) 1」-
① 인간의 죽음은 신성한 것이다.
② 인간이 죽음 후에 도달할 최고의 정신적 경지는 해탈이다.
③ 자연의 일부로서 인간은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④ 죽음은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이다.


13. 정답 ③
[정답 풀이] 화자는 죽음을 가정하고, 자신이 죽은 뒤 풍장을 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화자는 죽음을 단지 자연과 우주의 무한한 순환 과정의 일부로 보고, 자연의 섭리로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

문 14. 다음은 은유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이다. 이에 알맞은 예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은유를 한 사물에서 다른 사물로 전이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은유에 의해 시적인 언어가 일상 언어로부터 분리된다고 하였다. 이후 은유는 여러 학자들에 의해 미적 혹은 수사적 목적의 수단으로, 동일시되는 개체와의 유사성에 기초한다고 정리되었다.
아테네에서 자동차를 타고 180여 킬로미터(km)의 산길을 꼬박 세 시간 동안 달렸다. 티바와 리바디아를 지나자 파르나소스 산(해발 2457m)이 나타난다. 델피가 있는 곳이다. ㉠험준한 바위 벼랑에 동굴들이 보이고, 나무도 없이 군데군데 피어 있는 야생화만이 ㉡어딘가에서 피어오르는 듯한 세월의 깊이를 보여 준다. 6월인데도 산 정상에 남아 있는 흰 눈은 지나가는 흰 구름의 다리를 잡은 채, 서로 서로 옛이야기와 아테네의 최신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듯하다. 산 중턱에 걸려 있는 안개는 어딘지 신성한 기운을 느끼게 해 준다. 이름 모를 새들이 둥지를 틀고 지저귄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신탁의 소리를 대신하기라도 하는 듯한 새소리가 델피 산기슭을 떠다닌다. … (중략) …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델피, ㉣그곳은 세상의 배꼽이었다. 천국과 지상이 만나는 곳이고, 성과 속, 현실과 신화가 넘나드는 곳이었다. 델피 입구에는 옴파로스의 돌 모형이 놓여 있다. 아폴로 신은 세상의 중심을 잡기 위해 두 마리의 독수리를 각각 반대 방향으로 날려 보냈다. 독수리들은 끝없는 창공을 날고 날아서 델피의 옴파로스에서 기진맥진한 상태로 다시 만났다. 둥근 지구를 돌아온 것이다.
① ㉠
② ㉡
③ ㉢
④ ㉣


14. 정답 ④
[정답 풀이] 은유법으로 표현된 것은 ④번.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A(원관념)는 B(보조관념)이다’로 표현.

문 15. 밑줄 친 부분과 같은 발음 현상이 생기지 않는 것은?
날씨가 추워지면 솜이불이 생각난다.
① 송별연
② 꽃잎
③ 한여름
④ 막일


15. [정답] ①
[정답 풀이] ‘ㄴ’음의 첨가 현상이 없는 것은 ‘송별연[송:벼련]’이다.
꽃잎[꼰닙], 한여름[한녀름], 막일[망닐]

문 16. 표준어로만 이루어진 문장은?
① 그는 옛 여자 친구의 결혼 소식에 저으기 놀란 눈치였다.
② 10년 만에 나타난 그는 영판 딴 사람이 되어 모든 이를 감동시켰다.
③ 여자들은 약간 까탈스러운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④ 서해 바닷가의 아름다운 놀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16. [정답] ④

[정답 풀이] ‘놀’은 ‘노을’과 복수표준어. ‘바닷가’도 표준어.
‘잊혀지다’는 본용언 ‘잊히다’에 보조용언 ‘지다’가 결합된 형태이다. ‘잊히다’와 ‘지다’가 표준어는 맞다. ‘잊혀지지 않는다’의 표현이 이중 피동 표현으로 어법에는 맞지 않는 표현이기 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서 논란은 많으나, 표준어는 맞다.

[오답 풀이]
① 저으기(X) -> 적이(O)
② 영판 (X) -> 아주(O)
③ 까탈스럽다(X) -> 까다롭다(O)

문 17. 다음 글에서 사용된 서술 기법이 아닌 것은?
아리랑이란 민요는 지방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금까지 발굴된 것은 약 30종 가까이 된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서울의 본조 아리랑을 비롯하여 강원도 아리랑, 정선 아리랑, 밀양 아리랑, 진도 아리랑, 해주 아리랑, 원산 아리랑 등을 들 수 있다. 거의 각 도마다 대표적인 아리랑이 있으나 평안도와 제주도가 없을 뿐인데, 그것은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최근에는 울릉도 아리랑까지 발견하였을 정도이니 실제로 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들 민요는 가락과 가사의 차이는 물론 후렴의 차이까지 있는데, 그중 정선 아리랑이 느리고 구성진 데 비해, 밀양 아리랑은 흥겹고 힘차며, 진도 아리랑은 서글프면서도 해학적인 멋이 있다. 서울 아리랑은 이들의 공통점이 응집되어 구성지거나 서글프지 않으며, 또한 흥겹지도 않은 중간적인 은근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므로 서울 아리랑은 그 형성 시기도 지방의 어느 것보다도 늦게 이루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① 대상을 분류하여 설명한다.
② 대상의 특성을 파악하여 비교 설명한다.
③ 대상의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한다.
④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서 설명한다.


17. [정답] ③
[정답 풀이] ‘정의’의 설명 방식은 개념이 속하는 가장 가까운 유(類)를 들어 그것이 체계 가운데 차지하는 위치를 밝히고 다시 종차(種差)를 들어 그 개념과 등위(等位)의 개념에서 구별하는 것이다. 예) ‘문학은 언어로 표현되는 예술이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그러나 제시된 글에서는 정의의 방식이 쓰인 부분이 없다.

문 18. 다음 문장 중에서 밑줄 친 관용 표현이 문맥에 어울리지 않는 것은?
①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연장에는 관람객이 많았다.
② 쇠털같이 많은 날에 왜 그리 서두릅니까?
③ 그는 경기에 임하자 물 건너온 범처럼 맹활약을 하였다.
④ 이번 시험을 잘 보았으니 합격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18. 정답 ③

[정답 풀이] ‘물 건너온 범’은 한풀 꺾인 사람을 비유하여 이름. 따라서 ‘맹활약을 하였다’는 표현과 어울리지 않는다.

[오답 풀이]

① 입추(立錐)의 여지가 없다 : 송곳 끝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발 들여놓을 데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꽉 들어찬 경우를 비유함.

② 쇠털같이 많은 날 : ‘쇠털’은 소의 털을 이름. 짐승 중에서 털의 수효가 가장 많은 짐승이 ‘소’라고 하여 ‘쇠털같이’는 셀 수 없이 많음을 뜻할 때 쓴다.

④ 떼어 놓은(또는 따 놓은 당상) : 떼어 놓은 당상(벼슬)이 변하거나 다른 데로 갈 리가 없다. 즉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이 없음을 이름.

문 19. 한국어의 특성으로 맞지 않는 것은?
① 한국어는 첨가어이므로 접사나 어미가 발달되어 있다.
② 한국어에서는 주어가 잇달아 나타나는 문장 구성이 가능하다.
③ 한국어에서 관형어는 항상 체언 앞에 온다.
④ 한국어의 관형사는 형용사처럼 활용한다.


19. 정답 ④
[정답 풀이] 관형사는 불변어. 활용을 하는 것은 ‘동사’, ‘형용사’, 서술격조사 ‘이다’ 셋뿐이다.

문 20. 밑줄 친 단어와 같은 품사인 것은?
이번에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일을 끝내도록 해라.
① 서해의 장엄한 낙조의 감동은 동해 일출의 감동에 못지않다.
② 요즘의 청소년들은 헌 옷을 거의 입지 않는다.
③ 시간이 급하니 어서 다녀오너라.
④ 춤을 추는 것은 정신 건강에 매우 좋다.


20. 정답 ③

[정답 풀이] 제시된 보기의 ‘가급적’은 형용사 ‘빠르다’를 수식하는 부사. ③의 ‘지체 없이 빨리’의 뜻을 지닌 ‘어서’는 부사.

[오답 풀이] ‘장엄하다’는 형용사, ‘헌’은 관형사, ‘춤’은 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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